(광주=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광주 학생독립운동 발원지인 광주제일고(광주일고)가 교가를 새로 만들기로 하면서 광주 학교들의 친일 교가 교체 바람에 힘이 붙었다.
13일 광주시교육청과 광주일고에 따르면 학교 측은 최근 동문이자 '님을 위한 행진곡'을 작곡한 김종률 씨에게 새 교가를 맡기기로 했다.
학교 측은 광주 학생독립운동 90주년 기념일(11월 3일)에 부르는 것을 목표로 교가 교체를 추진하고 있다.
학생 등을 대상으로 교가 가사도 공모한다.
광주일고 교가는 친일 성향으로 분류된 작곡가 이홍렬이 만든 노래로 알려졌다.
전신인 광주 고등보통학교로부터 이어진 역사성에 걸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 열린 졸업식에서는 아예 제창되지 않았으며 재학생, 교직원, 학부모 등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도 90% 이상 압도적인 비율로 교체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 고등보통학교는 1929년 11월 3일 가두시위 등으로 표출된 항일 학생운동의 주역이었다.
교내에 기념탑이 있어 해마다 학생독립운동과 학생의 날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리기도 했다.
전통과 상징성을 가진 광주일보의 교가 교체는 다른 학교의 행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광주에서는 광덕중·고, 금호 중앙중·여고 등에서 친일 잔재로 알려진 교가에 대한 교체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 광주시가 공개한 친일 잔재 조사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광주 각급 학교 교가의 작사·작곡가 중 친일 인명사전에 수록된 인물 4명의 이름이 확인됐다.
이들이 만든 교가를 불러온 학교는 ▲ 전남대, 숭일중·고(현제명) ▲ 호남대, 서영중·고와 서영대, 금호 중앙중·금호여고, 대동고, 동신중·고(김동진) ▲ 광덕중·고(김성태) ▲ 광주일고(이흥렬)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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