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장현(69) 전 광주시장의 두 번째 재판에서도 검찰과 윤 전 시장 측이 공방을 펼쳤다.
13일 광주지법 형사12부 정재희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윤 전 시장과 권양숙 여사 사칭 사기범 김모(49)씨의 공판준비기일에서 윤 전 시장 측 변호인은 검찰의 공소사실 일부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윤 전 시장은 지난달 9일 첫 공판준비기일에 이어 이날도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구속 상태인 김씨는 지난 준비기일에 출석해 신원을 확인하는 인정신문을 했으며, 이날은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불참했다.
윤 전 시장은 김씨에게 돈을 빌려달라는 요구를 받고 당내 공천과 관련한 도움을 받을 생각으로 2017년 12월 26일부터 지난해 1월 31일까지 4차례에 걸쳐 4억5천만원을 송금하고 김씨 자녀의 취업을 청탁한 혐의로 불구속기소 됐다.
김씨는 자신을 권양숙 여사나 문재인 대통령이라고 속여 윤 전 시장에게 4억5천만원을 받아 챙기고 지방 유력인사들에게 메시지를 보낸 혐의(사기, 사기미수, 공직선거법 위반)로 구속기소 됐다.
검찰은 윤 전 시장이 불출마 선언 전날인 지난해 4월 3일까지 김씨와 주고받은 메시지 대화 내용을 공소사실에 포함했다.
검찰은 "윤 전 시장이 금전 제공뿐 아니라 지난해 1월 김씨 자녀에게 지방공사의 계약직 일자리를 제공해줘 관련 내용이 오간 기간을 함께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윤 전 시장의 법률 대리인인 노로 변호사는 "실제 금전 제공이 있었던 시기는 1월 31일까지다. 이후의 메시지를 공소사실에 포함하면 범죄사실인 것처럼 예단 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돈을 받은 시점까지 오간 메시지는 공소사실에 포함되나 이후의 메시지는 쟁점을 판단하는 증거자료로서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변호인 측은 김씨의 경찰 조서는 인정하나 검찰 조서에는 동의할 수 없다며 김씨에 대한 피고인 신문을 거친 뒤 당시 수사관 등을 추가로 증인으로 신청하겠다고 요청했다.
또 김씨가 수사 과정에서 윤장현 시장과의 통화 내용 일부를 메모했다는 메모장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김씨가 통화한 시점과 장소를 알 수 있도록 통신기록 조회도 요청했다.
윤 전 시장은 채용 비리 혐의에 대해서는 인정하나 노 전 대통령과 친분이 있어 가족이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혼외자까지 있다는 말에 속아 도와준 것일 뿐 공천 대가를 바란 것이 아니라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부인하고 있다.
다음 재판은 다음 달 27일 오후 2시 광주지법 301호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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