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우리 다른 이야기 하자·큰 가슴의 발레리나

입력 2019-02-14 06:01  

[신간] 우리 다른 이야기 하자·큰 가슴의 발레리나
슬레이드 하우스·오버스토리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 우리 다른 이야기 하자 = 젊은 시인 조해주의 첫 시집.
등단하지 않은 조 시인은 이번 시집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다.
시가 '난해하고' '우울하다'는 평가를 받는 시대에 조해주의 시는 '건강하다'.
감정의 균형을 잘 지키는 것은 조해주의 시를 대표할만한 특징 중 하나다.
넘치지 않는 정확한 온도를 지키는 말과 정서가 요즘 시에 부족하다고 느끼는 많은 이들의 허기를 달래줄 시집이다.
'이것, 하고 말하면 / 누군가 설탕에 절인 포도를 나에게 건넨다. 빈 유리병이 필요했는데 // 나는 그것을 받아들고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말하겠지. // 맞아요, / 이것이 필요했어요.'('이것, 하나' 부분)
아침달. 101쪽. 1만원.



▲ 큰 가슴의 발레리나 = 프랑스 여성작가 베로니크 셀이 쓴 페미니즘 소설.
바르브린이라는 발레리나 지망생과 각기 덱스트르와 시니스트르라고 불리는 한 쌍의 젖가슴의 독백이 번갈아 나타나는 형식으로 구성돼 있다.
바르브린에게서 고전 발레를 빼앗아간 저주의 큰 젖가슴, 그녀를 땅으로 고꾸라지게 했던 무거운 살덩어리, 쾌락의 자기 반영성 안에 빠져있던 젖가슴은 풍선이 되어 그녀를 하늘로 들어 올린다.
그의 신체는 진정한 사랑의 과정(출산)을 거쳐 회복되고, 소설은 페미니즘 계열 소설로서는 이례적으로 열린 결말로 마무리된다.
김정란 옮김. 문학세계사. 280쪽. 1만4천원.



▲ 슬레이드 하우스 = '클라우드 아틀라스'의 작가 데이비드 미첼의 신작 소설.
특정한 날에만 모습을 드러내는 미스터리한 대저택 '슬레이드 하우스'를 배경으로 한 일련의 호러 스토리다.
총 다섯 장으로 이뤄져, 1979년부터 2015년까지 9년 간격으로 이 저택에 초대된 다섯 인물의 괴기하고 파란만장한 여정을 그린다.
미첼은 소설 1장에 해당하는 단편 '알맞은 먹잇감'을 트위터에 연재한 후 이를 다듬고 넉 장 분량의 이야기를 덧붙여 한권의 장편소설로 탄생시켰다.
어마어마한 저택 안, 화려한 풍경 뒤에 등장인물들의 영혼을 노리는 이는 누구인가.
이진 옮김. 문학동네. 304쪽. 1만3천800원.

▲ 오버스토리 = 2018년 맨부커상 최종 후보작에 오른 리처드 파워스의 신작.
미대륙의 얼마 남지 않은 원시림을 구하기 위해 모여든 9명의 삶을 다룬 이야기다.
작가는 '아무도 나무를 보지 않는 시대'에 대한 경고와 우려를 장엄하고도 아름다운 환경 서사시로 담아냈다.
'오버스토리'는 남북 전쟁 전 뉴욕부터 20세기 말 태평양 북서부의 목재 전쟁과 그 이후에 이르는 서로 맞물린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풀어가면서 인간과 비인간 사이에 벌어지는 싸움을 탐색한다.
벌목 위기에 놓은 원시림을 구하기 위해 최후의 자리에 모인 사람들, 이들은 과연 어떤 운명과 마주하게 될 것인가.
김지원 옮김. 은행나무. 704쪽. 1만8천원.


bookmani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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