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대북단체, 시민사회단체, 여성, 노동, 종교, 청년, 농민, 교육, 지역….
12∼13일 금강산에서 열린 올해 첫 남북 민간교류 '남북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2019년 새해맞이 연대모임'에 남측 각계각층을 대표해 참여한 인사들은 200명이 넘는다.
북측 참여규모는 남측의 절반인 100여명인데다 일대일로 대응하는 모든 분야가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상봉모임에서는 남북 교류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오갔다.
노동부문에서는 양대 노총이 올해 중 평양 등에서 노동자대회를 개최하자고 복수의 날짜를 제안했으며, 조선직업총동맹(직총)은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종교부문에서는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이 신계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올해 부처님오신날에 서울을 찾아달라고 초청했고, 신계사 템플스테이 공동운영과 산림복구사업 지원을 제안했다.
조선불교도연맹 강수린 위원장은 "잘 알겠다"는 간결한 대답으로 애매한 반응을 보였는데, 이는 대북제재가 존재하는 한 성사가 어려운 사업이라는 점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직 의원이 참여한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상봉모임에서 김영대 북측 민화협 회장은 자유한국당 황영철 의원이 보수정당 소속으로 방북한 것을 환영했다.
김 회장은 "통일을 바라는 사람이라면 다 그래야 한다. 황 의원이 의로운 일을 했다"며 "과거에 어떤 일을 했든지 간에 정의의 길로 돌아서면 손잡고 간다는 게 우리 공화국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황 의원은 "보수정당 정치인이 방북한 게 10년만인데 아직 보수정당이 북측을 방문하는 것은 조심스럽다"며 "더 많은 보수 인사들이 북측 관계자들을 만나는 길이 열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화협 공동의장을 맡은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황 의원이 북에 온 것은 남북관계 대전환을 증명한다"고 말할 때 '남한', '북한'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자 민화협 부장이 "예의상 북한, 남한이라는 말을 하지 말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민화협 상임의장인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은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 말고도 남북이 많은 사업을 해서 북측이 부강한 나라가 되길 바란다"며 "김정은 위원장이 서울에 와서 한반도 문제를 풀어내는 쾌거를 잇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밖에 6·15공동선언실천위원회, 여성계 등 다른 부문에서도 각자 준비하고 있는 사업계획을 공유하고 앞으로 실무회담 등을 거쳐 논의를 완성해나가자는 선에서 만남을 마무리 지었다.
한편, 언론에 비공개로 진행된 이번 상봉모임에 참여한 북측 인사들은 공통으로 개성공단 재가동과 금강산관광 재개와 함께 대북제재 완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남측에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모임에서는 북측이 남측 전직 국방부 장관 등 예비역 장성들이 9·19 남북 군사분야 합의서 폐기 등을 주장하며 발표한 성명을 언급하며 통일 흐름에 반하는 행동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일부 상봉모임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을 걱정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지면 남북 대화 기조가 추동력을 잃지 않을까 걱정하는 취지였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runr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