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13일 열린 프로농구 두 경기에서는 모두 '형제 대결'이 성사됐다.
강원도 원주종합체육관에서는 잘 알려진 대로 '농구 대통령' 허재 전 국가대표 감독의 아들들인 허웅(26·DB)과 허훈(24·kt)의 형제 대결이 펼쳐졌다.
허웅은 201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5순위로 원주 DB에 지명됐고, 동생 허훈은 2017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출신이다.
동생이 프로에 입문할 당시 형은 군 복무 중이어서 그간 '형제 대결'이 성사되지 않았다가 이날 처음으로 코트에서 상대편으로 마주 섰다.
둘은 나란히 용산중, 용산고, 연세대 등을 거치며 줄곧 한솥밥만 먹어온 사이라 공식 경기에서 상대편으로 만난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경기 시작에 앞서 둘은 방송 인터뷰를 통해 '양보는 없다'며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허웅은 "앞으로 선의의 경쟁을 하면 좋겠다"며 "팀이 (플레이오프 진출 경쟁에) 중요한 상황이라 훈이나 저나 좋은 경기를 하기를 바란다"고 덕담했다.
이에 맞서는 허훈은 "이렇게 큰 이슈가 될 줄 몰랐다"며 "일단 팀이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형과의 대결에 크게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인터뷰가 진행될수록 둘은 숨겼던 경쟁의식을 조금씩 드러냈다.
허훈이 "확실히 인기는 형이 더 많은 것 같다"면서도 "농구 실력은 오늘 (코트에서) 나오지 않겠느냐"고 자신했고, 허웅은 "제가 형이니까 동생보다 기록적으로 더 앞서는 게 맞을 것 같고, 제가 (개인 기록은) 지더라도 팀은 이기겠다"고 맞받았다.
허웅과 허훈은 이날 경기 초반부터 수시로 매치업을 이루며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는 문태종(44·현대모비스)과 문태영(41·삼성) 형제의 맞대결이 벌어졌다.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를 둔 이들은 2009년 동생 문태영이 먼저 귀화 혼혈 선수 드래프트를 통해 KBL에 진출했고, 2010년 문태종도 한국 무대에서 뛰기 시작하며 8년 이상 맞대결을 벌여온 사이다.
형인 문태종의 소속팀 현대모비스는 단독 선두를 질주하는 반면 동생 문태영의 삼성은 최하위에 처져 있어 대비를 이뤘다.
반면 둘이 플레이오프에서 만났을 때는 예외 없이 동생 문태영이 승리했다.
2012-2013시즌 4강에서 당시 현대모비스 소속이던 문태영이 전자랜드 소속 문태종을 3-0으로 물리친 것을 시작으로 2013-2014시즌 챔피언결정전, 2014-2015시즌과 2016-2017시즌 4강 플레이오프 등 네 차례 플레이오프에서 모두 문태영이 승리를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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