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도덕성·전문성 결여 인사 내리꽂기 중단해야"
(인천=연합뉴스) 신민재 기자 = 지난해 민선 7기로 취임한 박남춘 시장이 이끄는 인천시의 출자·출연기관 고위직에 과거 선거캠프·인수위원회 출신 등 정치권 인사들이 잇따라 임명돼 논란이 일고 있다.
시장이 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도움을 받은 인사들을 주요 포스트에 기용해 '개혁 시정'을 구현해야 하는 점 등 현실적으로 '정치적 임명'의 필요성도 있지만 일부 인사는 도덕성과 전문성 결여 등으로 시민단체의 비판을 받고 있다.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최근 논평을 통해 "민선 7기 인천시정부가 안착하려면 인사 갑질을 중단하고 낙하산 인사를 개각하라"고 촉구했다.
인천경실련은 "박 시장 취임 초기부터 정무부시장, 감사관, 대변인, 브랜드담당관, 소통담당관, 평가담당관, 중앙협력본부장 등을 공모했지만 내정자가 있다는 소문 속에 사실상 '무늬만 공모'로 끝났다"며 "최근에는 시 산하 특수목적법인(SPC)인 송도국제화복합단지 대표에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전 시의원이 취임해 '범법자 임명 논란'까지 일고 있다"고 주장했다.
송도국제화복합단지는 연세대 송도캠퍼스 조성사업을 추진하는 SPC로, 지난달 말 대표이사로 취임한 장현근 전 시의원은 2015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한 경력을 갖고 있다.
인천상공회의소 상근 부회장에는 인천시가 최근 박 시장 선거캠프에서 특보단 자문위원장으로 활동했던 오홍식 전 인천교통공사 사장을 일방적으로 내정 통보해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인천상의 상근부회장직은 1981년 인천이 직할시로 승격되면서 인천상의 정관 변경을 통해 만든 자리인데 그동안 시의 정무·행정부시장 출신 인사들이 거쳐 갔다.
하지만 박 시장이 지난해 8월 취임초 인천 기관장·단체장 친목 단체인 '인화회(仁和會)'에서 탈퇴한 것 처럼 엄연히 민간단체인 상의에 시 고위직 출신 인사를 내려꽂는 인사관행과도 결별하거나 최소한 상의가 내정자를 고르도록 해야했다는 지적이 강하게 일고 있다.
인천상의 노조는 최근 성명을 내고 "오 전 사장이 상근부회장에 내정돼 이달 20일 임원 임명 동의를 위한 정기의원총회만 남겨둔 상황"이라며 "133년 전통의 인천상의는 기업의 권익을 옹호·대변하는 인천 유일의 종합경제단체인 만큼 상근부회장 임명을 위한 공명정대한 사전 인사검증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4일 시 산하 인천시설공단 이사장에 임명된 김영분 전 시의원도 업무와 관련된 경력이 별로 없는 점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진보성향 시민단체인 인천평화복지연대는 성명을 통해 "시설공단 이사장 자리는 그동안 시청 고위 공직자들이 퇴임 전 마지막으로 거쳐 가 비전문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며 "공단 이사장에 대한 인사검증을 위해 박 시장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낙하산 인사는 막무가내로 내리꽂기가 쉬운 선거 후 논공행상식 인사여서 적폐 중의 적폐"라며 "폭력적 인사 갑질 청산과 혈세로 운영되는 공적기관 임원추천위원회 개혁 등을 위한 시민운동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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