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미국프로풋볼(NFL) 시애틀 시호크스의 '조막손' 라인배커 샤킴 그리핀(24)은 지난 주말 플로리다주 잭슨빌에서 팬들을 만났다.
그중에는 조셉 티드라는 이름의 16개월짜리 아기 팬도 있었다. 조셉은 그리핀을 발견하곤 잠시 망설이더니 아장아장 걸어가 그리핀에게 '하이(hi)'라고 말했다.
그리핀은 조셉에게 뭔가를 말한 뒤 조심스럽게 안아 올렸다. 그러고는 환하게 웃으며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했다. 정도의 차이가 있긴 했지만 조셉 역시 그리핀처럼 왼쪽 팔이 없었다.
이 짧은 영상은 "보기만 해도 가슴이 따뜻해진다"는 미국 네티즌들의 뜨거운 반응 속에 인터넷을 통해 삽시간으로 퍼져나갔다.
페이스북 포스트에선 14일(한국시간) 현재 450만 뷰를 넘었다. 미국 유명 쇼인 NBC '투데이 쇼'에서도 '소년이 영웅을 만나다'라는 제목으로 비중 있게 다뤄졌다.
그리핀은 지난해 4월 NFL 신인 드래프트에서 5라운드 전체 141위로 시애틀 구단의 지명을 받았다. NFL 역사상 최초로 한 손만 있는 선수가 지명된 것이다.
'양막대 증후군(Amniotic Band syndrome)'이라는 선천성 질환을 안고 태어난 그리핀은 4살 때 왼손을 절단하는 수술을 받았다.
한 손이 없다고 못 할 건 없었다.
센트럴플로리다대에서 라인배커로 활약한 그리핀은 2016년 아메리칸 애슬레틱 콘퍼런스에서 올해의 수비 선수상을 받았고, 2017년에는 2년 연속으로 올 콘퍼런스 퍼스트 팀에 뽑혔다.
NFL 구단은 그리핀에게 없는 것이 아니라 있는 것에 주목했다.
그리핀은 지난해 3월에 열린 NFL 스카우팅 콤바인(신인 드래프트 참가 선수 대상 체력 측정 행사) 때 40야드(약 36.6m)를 4.38초 만에 주파했다.
NFL 스카우팅 콤바인 역사상 라인배커로는 가장 빠른 기록이었다.
그리핀은 의수를 착용하고 102㎏ 벤치프레스를 스무 번 성공하며 스피드와 파워를 동시에 갖추고 있음을 보여줬다.
그리핀은 형을 따라 NFL 시애틀 구단 입단에 성공하면서 비슷한 장애를 가진 모든 이들에게 단숨에 롤모델이 됐다.
그리핀은 NFL에서 가장 감동적인 스토리의 주인공이 됐고, 그로부터 1년에 가까운 시간이 지났지만 그 스토리는 여전히 강력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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