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가 없어서…" 전자랜드 홈 14연승 완성한 원동력

입력 2019-02-14 22:50  

"찰스가 없어서…" 전자랜드 홈 14연승 완성한 원동력
찰스 로드 부상에 나머지 선수들 더욱 뭉쳐 LG전 승리


(인천=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오늘 찰스가 없어서…."
14일 창원 LG를 제물로 홈 14연승을 달리고 2위를 굳힌 인천 전자랜드 선수들은 경기 후 인터뷰실에 들어와 약속이라도 한 듯 다들 "찰스가 없어서"라는 말로 말문을 열었다.
이번 시즌 평균 18.5점을 책임진 전자랜드 센터 찰스 로드는 허벅지 부상으로 이날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그러나 전자랜드는 외국인이 1명뿐인 상황에서도 제임스 메이스가 위력적으로 골 밑을 지키는 난적 LG를 96-89로 꺾었다.
이날 34득점을 기록하며 승리의 주역이 된 기디 팟츠는 "찰스 로드 부재로 전력 누수가 있었는데 선수들이 '메이스에 당하지 말자'고 다짐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팟츠는 "찰스가 없는데 초반에 끌려가는 경기를 하면 찰스 부재가 커 보일까 봐 초반 기선제압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첫 슛이 들어가서 자신감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11득점 10어시스트로 더블더블을 달성한 박찬희와 4쿼터에서 맹활약하며 22득점을 올린 정효근 두 국가대표 선수들도 '찰스 로드의 부재'가 선수들을 뭉치게 했다고 분석했다.
정효근은 "찰스가 없어서 다들 힘든 경기를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용병이 없는 상황에서 저희끼리 뭉쳐서 좋은 결과를 만든 것 같아서 값진 승리"라고 자평했다.
박찬희도 "찰스가 없어서 전반에 준비했던 건 외곽에 주더라도 골 밑을 막자는 것이었는데 전반엔 잘 안 됐다"며 "그러나 후반에 그 부분이 잘 되면서 유리해졌다"고 했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로드가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나머지 선수들이 잘 할 수 있고, 국내 선수가 외국 선수에 맞설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 경기"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로드 부재로 특히 어깨가 무거워진 팟츠에겐 유도훈 감독의 격려도 큰 도움이 됐다.
팟츠는 "찰스가 못 나온다는 것을 알고 오전에 기분이 좀 다운돼 있었는데 감독님이 눈치채고 면담을 하자고 하셨다"며 "잘 안 풀릴 때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를 얘기해주셨다. 꼭 필요한 얘기였고,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자랜드가 팀 역대 최다인 홈 14연승을 완성하자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 모인 홈 팬들도 "이겼다"를 외치며 환호했다.
박찬희는 "팀에 어린 선수들이 많아서 홈 팬 함성이 들리면 굉장히 '업'되고 활동량이 많아진다"며 이번 시즌 팀이 안방에서 유독 강한 요인을 설명했다.
팟츠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홈 경기장은 내 집이라고 생각하고 '집엔 아무도 못 들어오게 하자'는 각오로 임했다"고 말했다.
2위 굳히기에 들어간 전자랜드는 박찬희와 정효근이 대표팀에 차출돼 빠진 채로 16일 부산 kt 원정 경기를 치른다.
박찬희는 "멀리 부산까지 가는 데 함께하지 못해 미안하기도 하지만 팀이 워낙 잘하기 때문에 좋은 모습으로 승리를 거두고 와서 마음을 가볍게 해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동료들에게 믿음을 보였다.
대표팀에서도 맏형 격인 박찬희는 "나라를 대표해 나간 것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경기 비중에 상관없이 잘 준비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정효근도 "손발을 안 맞춰본 선후배들도 있고 시간도 부족하다"고 걱정하면서도 "형들의 말을 잘 전달하고 후배들이 팀에 잘 녹아들도록 도우면서 최대한 좋은 성적을 내고 오고 싶다"고 말했다.
mihy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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