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액 2개월째 감소한 현실 반영…정부 "고용상황 미흡" 진단
(세종=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반도체 업황 지표가 최근 악화하는 가운데 정부는 두 달 연속 이에 관해 우려 섞인 판단을 내놓았다.
수출액이 2개월째 감소하자 정부는 수출이 조정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획재정부는 15일 펴낸 '최근 경제동향'(일명 그린북)에서 한국 경제를 둘러싼 환경에 관해 "미·중 무역갈등, 브렉시트, 반도체 업황 등 불확실성이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달 그린북에서 반도체를 이례적으로 지목해 업황의 불확실성을 거론했는데 이번 달에도 비슷한 수준으로 이에 주목한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 발표에 따르면 전년 동기와 비교한 반도체 수출액은 작년 12월에 8.3% 줄었고 지난달에는 23.3% 감소했다.
이달 그린북은 "투자와 수출은 조정을 받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수출 상황에 대해 정부는 작년 10월부터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 '견조한 흐름'이라고 기술했는데 이달 들어 진단을 달리한 것이다.
전년 동월과 비교한 수출액이 작년 12월에 1.3%, 지난달 5.8% 각각 감소하는 등 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현실을 고려한 판단으로 보인다.
수출액은 지난달에 자동차·철강·일반 기계 등 분야에서 늘었으나 무선통신기기·컴퓨터·반도체 등에서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작년 12월에 전월보다 0.4% 감소해 두 달 연속 뒷걸음질했다. 운송장비 투자는 늘었으나 기계류 투자가 감소한 결과다.
지난달 실업자 수가 122만4천명으로 1월 기준으로는 최근 19년 사이에 가장 많았고 취업자 증가 폭은 1만9천명에 그친 가운데 정부는 고용상황이 미흡하다고 밝혔다.
서비스업 취업자가 증가했으나 제조업 감소 폭이 확대한 것이 고용상황에 영향을 미쳤다고 정부는 진단했다.
작년 12월 전(全)산업 생산은 전월보다 0.6% 줄며 전월(-0.7%)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했다. 다만 전년 같은 달에 비해선 0.3% 늘었다.
정부는 지출에 관해 "소비가 견실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소매판매는 승용차 등 내구재와 의복 등 준내구재, 차량 연료 등 비내구재 판매가 모두 늘어 작년 12월에 전월보다 0.8% 증가했다. 작년 10월부터 3개월째 증가세다.
잠정 집계를 보면 지난달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이 작년 1월보다 2.1% 늘었고 백화점 매출액과 할인점 매출액이 각각 6.4%, 4.6% 신장했다. 카드 국내 승인액은 6.6% 증가하고 한국에 온 중국인 여행객은 35.1% 늘었다.
소비자 심리지수는 97.5로 작년 12월보다는 0.6 포인트 상승했다.
현재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인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2월까지 9개월째, 향후 경기를 가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7개월째 각각 하락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0.8% 올라 상승폭이 12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석유류 가격 하락, 농·축·수산물 가격 안정 등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국내 주가는 미·중 무역협상 타결 기대감 등이 작용해 상승했고 원/달러 환율은 미국 금리 인상 속도 완화 등으로 하락(강세)했다.
국고채 금리는 혼조세를 보였다.
주택시장 매매가격은 지난달 수도권과 지방이 모두 전월보다 하락했다.
전셋값 역시 양쪽 모두 떨어졌다.
정부는 양호한 소비와 적극적 재정 운용 등을 긍정적 요인으로, 세계 경제 성장 둔화 우려와 국제 금융시장 변동성 등을 위험 요인으로 분류했다.
정부는 이런 가운데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혁신성장·일자리 창출 대책 및 2019년 경제정책 방향 과제들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수출 활력 제고 대책을 마련하는 등 경제 역동성·포용성 강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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