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개혁 못미뤄"…문대통령, 동력상실 전 개혁완수 강한 의지

입력 2019-02-15 11:45   수정 2019-02-15 15:11

"사법개혁 못미뤄"…문대통령, 동력상실 전 개혁완수 강한 의지
집권 3년 차, 사실상 권력기관 개혁 마지막 해라고 판단한 듯
"가장 강조하고 싶은 건 법제화" 여야정협의체 등으로 활로 모색
대립적 국회환경과 총선 앞둔 정치지형 감안할 때 입법화 난제 중 난제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국정원과 검찰, 경찰 등 권력기관 개혁에 더욱 드라이브를 걸어 사법개혁을 마무리하겠다는 확고한 뜻을 재차 천명했다.
문 대통령은 15일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박상기 법무부 장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정원·검찰·경찰 개혁 전략회의'에서 "사법개혁은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진행돼 온 각 권력기관의 개혁 노력을 치하하면서도 "국민이 만족할 만큼 개혁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이 이처럼 강한 개혁 의지를 다시금 강조하고 나선 것은 정권에 국정 추진의 동력이 살아있을 때 사법개혁을 완수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 "일제시대 비뚤어진 권력기관 그림자 벗는 원년돼야" / 연합뉴스 (Yonhapnews)
문 대통령은 집권 3년 차인 올해 안에 사법개혁을 마무리하지 못한다면 사실상 자신이 구상하는 형태의 온전한 개혁을 이루기는 쉽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임기가 중반을 넘어서는 집권 4년 차에 국정과제 추진력이 떨어지는 동시에 그로 인한 레임덕을 피할 수 없었던 과거 정권의 사례에 비춰보면 올해 안에는 반드시 개혁에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를 위해 권력기관 간 견제와 균형 원리가 항구적으로 작동하게 할 법 제도 완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회의에서 "국정원·검경 개혁은 정권의 이익이나 정략적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오늘 무엇보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개혁의 법제화와 제도화"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권력기관이 오로지 국민의 공복 역할에 집중하게 하는 개혁의 성과가 퇴행하지 않으려면 이를 위한 법제화는 필수적이라는 뜻이다.
문 대통령이 "국정원 개혁법안, 공수처 신설법안과 수사권 조정 법안, 자치경찰법안이 연내에 국회를 통과할 수 있게 (국회가) 대승적으로 임해주실 것을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내년 4월 21대 국회의원 총선을 앞두고 올해 연말부터 정국이 '선거 대비 모드'로 전환할 경우 개혁법안 처리가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문 대통령의 이러한 호소에는 더욱 큰 절실함이 담겼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은 국정원 개혁법안과 공수처 신설법안 등 주요 권력기관 개혁과제를 뒷받침할 입법 성과를 내기 위해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와 같은 틀을 통해 야권과의 소통을 더욱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를 위해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한 여권 전반의 의회정치 활성화를 위한 정치력이 긴요할 뿐 아니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위시한 야당의 의회 협치가 전제돼야 하지만 대립적 국회 환경과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정치지형을 고려할 때 입법화는 난제 중 난제가 되리라는 견해가 엄존한다.
또한,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적극적인 경제 활력 제고 행보를 펼치는 동시에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공을 들이면서도 사법개혁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한 것은 정권 창출의 제일 큰 명분이었던 '적폐청산'과 맥이 닿아있다는 분석도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국회 시정연설에서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확고한 국정지표라고 선언하고 적폐청산에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국정원의 국내 정치 개입 등 권력기관의 전횡이 적폐의 대표적인 양상이었다는 점에서 권력기관 및 사법개혁 역시 문 대통령이 반드시 완수해야 할 과제라고 할 수 있다.
kj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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