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용복 국토부 항공정책실장, 성산읍 이장단 11명과 면담
(서귀포=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제주 제2공항 건설 문제와 관련해 국토부 관계자들이 15일 오전 서귀포시 성산읍사무소에서 성산읍 이장단과 면담하며 올해 6월까지로 예정된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과정에서 주민들의 의견을 경청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 자리엔 11명의 성산읍 이장들과 권용복 국토부 항공정책실장, 주종완 국토부 항공정책실 신공항기획과장, '제주 제2공항 입지선정 타당성 재조사'(이하 재조사) 연구 책임자인 오세창 아주대 산학협력단 교수 등이 참석했다.
국토부 측은 자료를 배포하고 재조사 연구결과와 기본계획 수립 과정에 대해 설명하려 했으나 이장단의 문제 제기로 뜻대로 진행하지 못했다.
강원보 신산리장은 "국토부가 쟁점이 많은 설명자료를 가지고 이장단과의 면담을 일방적인 설명회로 만들어선 안된다"고 주장하며 재조사 연구 담당자들의 퇴장을 요구했고, 국토부 측은 이를 받아들여 연구용역진을 밖으로 내보냈다.
권용복 항공정책실장은 "제주 제2공항 추진과 관련해 국토부가 잘못하고 있거나 미흡한 사항에 대해 경청하기 위한 자리로 면담을 준비했다"며 "기본계획을 착수하는데 있어 모든 이해 관계자들의 의견을 단계별로 수렴하기 위해 앞으로 다양한 형태의 소통 자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성산읍 이장협의회장인 안창운 삼달1리장은 "제2공항 문제로 마을 내 갈등이 심각한 상황이니 주민 간의 갈등 해소를 위해 국토부가 나서야 한다"며 "공항 때문에 삶의 터전에서 쫓겨나게 될 이들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고, 제2공항 반대위 측이 왜 반대하는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주민들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필수적"이라고 했다.
김형주 난산리장은 "제2공항 예정지 발표 후 만 3년이 지났음에도 국토부는 공항 건설의 필요성만 거듭 강조했을 뿐 조상 대대로 살아온 고향을 버려야 하는 주민들의 고통을 조금도 헤아리지 못했다"고 질타했다.
그는 "이미 제주도는 관광객 포화상태로 자연과 환경이 망가지고 있는데 제2공항 건설로 연간 4천만명이 제주도를 찾게 될 경우 과연 제주도가 제주도다운 모습을 지킬 수 있겠냐"며 제주도민 전체를 대상으로 한 제2공항 건설 관련 공론조사를 실시하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권 실장은 "어제 주민설명회가 무산돼 밤잠을 설치며 크게 고민했다'며 "앞으로 이장단 정례회의 등에 직접 찾아가 진행 상황을 설명하는 등 의견 차이를 좁히기 위해 '경청'의 자세로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찬성, 반대 측이 토론을 통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공론조사에 대한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14일 제주를 찾은 국토부 관계자들은 성산읍 이장단 면담 이후 제주도청으로 이동해 제주 제2공항 범도민추진협의회와 비공개 면담도 진행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제주지방항공청 순시를 끝으로 1박 2일 간의 일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ji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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