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미국연구소장' 명의 대미논평 발표…유엔대표부 근무 이력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북한의 대미외교 관련 주요 실무 직책인 외무성 북아메리카국장(북미국장)에 권정근이 임명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러시아 '외교관의 날'을 맞아 지난 13일 평양 대동강외교단회관에서 개최한 연회 소식을 최근 페이스북 계정에 올리면서 북측 참석자 중 한 명으로 '권정근 북아메리카국장'을 거론했다.
연회에는 대러관계를 담당하는 임천일 외무성 부상과 문재철 외교단사업총국 부총국장, 김용국 외무성 군축 및 평화연구소 소장 등도 참석했다.
전임 북아메리카국장이던 최선희가 지난해 초 외무성 부상(차관급)으로 승진한 이후 북한 매체를 비롯한 공개 지면에서 후임 북아메리카국장이 명시적으로 언급된 것은 처음이다.
다만, 권정근은 지난해 11월 2일 조선중앙통신에 '외무성 미국연구소 소장' 명의로 '언제면 어리석은 과욕과 망상에서 깨어나겠는가'라는 제목의 대미 논평을 발표한 적이 있다.
통상 외무성 북아메리카국장은 미국연구소장도 겸직하기 때문에 정부는 이미 권정근이 북아메리카국장을 맡고 있다고 추정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최선희도 북아메리카국장 시절이던 2017년 열린 러시아 모스크바 국제 핵 비확산회의 등 학술행사에 미국연구소장 직함으로 참석한 적이 있다.
권정근은 2016년께까지 뉴욕의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에서 참사관으로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유엔 북한 대표부는 북미간 비공식 창구인 '뉴욕채널'을 담당한다.
지난해 논평에선 "(미국이) 오만하게 행동한다면 지난 4월 우리 국가가 채택한 경제건설총집중노선에 다른 한 가지가 더 추가돼 '병진'이라는 말이 다시 태어날 수도 있으며 이러한 노선의 변화가 심중하게 재고려될 수도 있다"며 핵-경제 병진노선 부활을 압박하기도 했다.
한편, 권정근이 북아메리카국장을 맡고 있다면, 그동안 국장 대행으로 국내 언론에 알려진 최강일은 북아메리카국 부국장이거나 다른 직책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통일부는 지난해 말 발간한 '2019 북한 주요 인물정보' 책자에 최강일을 '외무성 북아메리카국 부국장, 미국연구소 부소장'으로 표기하고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는 단서를 달았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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