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내주 '막판후속협상'…양해각서, 휴전연장 징검다리 되나(종합)

입력 2019-02-16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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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내주 '막판후속협상'…양해각서, 휴전연장 징검다리 되나(종합)
시진핑 "진전"…백악관 "여전히 많은 일 남아" 간극 확인
"모든약속 양해각서에 명기"…휴전연장 명분제공 가능성





(상하이·뉴욕=연합뉴스) 차대운 이귀원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이 14∼15일 베이징에서 2차 고위급 무역협상을 한 데 이어 곧바로 내주 미국 워싱턴에서 3차 고위급 무역협상을 이어가기로 합의했다.
미중 양측은 이번 협상에서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지만, 주요 핵심 이슈에 대한 간극은 여전한 것으로 전해져 막판협상에서 극적 합의를 도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합의한 '90일 휴전' 시한(3월 1일)이 약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미중은 막판까지 치열한 샅바 싸움을 벌일 것으로 관측된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이끄는 미국 대표단과 류허(劉鶴)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대표단은 지난 14일부터 이틀간 베이징에서 2차 고위급 협상을 벌였다. 지난 11일부터 베이징에서 이뤄진 양측간 실무급 협상에 이은 것이다.
백악관은 15일(현지시간) 미중 협상결과에 대한 성명을 통해 "세밀하고 집중적인 협상이 진전으로 이어졌다"면서도 "여전히 많은 일이 남아있다"고 밝혔다.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도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미중 협상을 마친 라이트하이저 대표 등 미측 대표단을 면담한 자리에서 "양측이 이번 협상에서 중요한 단계적 진전을 이뤘다"면서 "다음 주 회담에서 좋은 협상을 이어가 상호이익이 되고 윈-윈하는 합의에 이르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시 주석에게 "매우 중요하고 어려운 이슈에서 진전이 있었다"며 "비록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지만, 희망적이다"라고 말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협상 후 트위터에 중국 대표단과 찍은 사진을 게시하고 "류허 부총리 및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와 함께 한 생산적인 회의"라고 적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실제로 이번 회담에서 중국 측은 미국산 반도체 구매 확대, 신에너지 차량 등 국내 생산 차량에 지급하던 보조금 중단을 미국에 제안하는 등 지난 워싱턴 1차 고위급 회담 때보다 일부 진전된 '양보안'을 추가로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백악관은 성명에서 "그러나 여전히 많은 할 일이 남아있다"고 최종 타결까지 많은 난제가 남아있음을 시사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중이 큰 틀의 합의를 향해 조금씩 움직였다"면서도 "중국에 투자하는 기업에 대한 중국의 기술이전 강요와 중국의 국영기업에 대한 정책(보조금) 등과 같은 이슈에서 심한 이견이 여전하다"고 평가했다.
WSJ은 전날 미중 협상이 중국의 기술이전 강요와 보조금 문제 등에 대한 이견으로 여전히 '교착상태'(deadlocked)라고 평가했었다.
이번 베이징 협상에서 주목되는 것은 미중간 '양해각서'(MOU)다.
백악관은 성명에서 "미중은 모든 약속을 양해각서에 명기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양해각서는 미중 협상에서 최종 합의 전에 구체적인 첫 번째 결과물을 의미한다.
미중간 양해각서는 협상 연장과 최종 합의를 위한 '중간 다리'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은 그동안 '90일 휴전' 시한인 3월 1일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다음 날부터 2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현행 10%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위협해왔다.
미중이 양해각서를 체결하면 양측이 이를 협상 시한 연장의 명분으로 삼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WSJ은 "미중 양측은 합의의 밑그림을 그리는 데 일부 진전을 이뤘다. 그것은 양해각서 형태가 될 것"이라면서 "양해각서는 백악관에 관세인상 시한을 연장할 근거를 제공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WSJ은 미중 관리들이 양해각서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향후 정상회담에서 마무리할 합의의 틀로 작용할 수 있는 뼈대(bare-bones)로 묘사했다"면서 양해각서에는 중국의 미국산 제품구매 확대와 금융·제조업 등과 같은 분야에서의 중국의 시장 개방 확대,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를 비롯해 미중간 견해차가 큰 중국의 기술이전 강요, 중국의 보조금 정책 등이 모두 담길 것으로 예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우리가 진짜 합의라고 생각하는 곳에 가까이 있고 완성될 수 있다면 그것(협상 시한)을 잠시 흘러가게 내버려 두는 걸 볼 수 있다"며 시한 연장을 시사한 바 있다.
앞서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 시한을 60일 연기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백악관은 "다음 주 워싱턴DC에서 각료급 및 차관급 수준에서 협상이 계속될 것"이라면서 미중간 3차 고위급 협상 일정을 확인했다. 미중이 3차 고위급 협상과 양해각서 등으로 합의에 접근하면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간의 정상회담을 통해 최종 담판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WSJ은 전날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가 이번 협상에서 미국산 반도체 구매 규모를 향후 6년에 걸쳐 2천억 달러(약 225조4천억원) 규모로 확대하겠다고 제안했으며 이는 현재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보다 5배 많은 액수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또 신에너지 차량 등 국내에서 생산된 차량을 구매하는 고객들에게 지급해오던 보조금 정책을 중단하겠다는 제안을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중국의 반도체 구매 확대 제안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물론 미 업계도 '중국제조 2025' 달성을 위해 고안된 술책이라는 평가와 함께 '미국산'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생산기지 이전 등과 같은 현실적 문제를 들어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고 WSJ은 설명했다.
lkw777@yna.co.kr, 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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