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터키 주재 미국대사관이, 중국의 위구르 탄압을 공개 비판한 터키 정부에 힘을 보탰다.
터키 주재 미국대사관은 15일(현지시간) 공식 트위터 계정에 "미국은 터키 외무부의 분석에 동의한다"는 글과 함께 중국의 수용시설 사진을 담은 게시물을 올렸다.
미국대사관은 이어 "100만명이 넘는 위구르 튀르크인이 임의 구속을 당해 수용소·감옥에서 고문과 정치적 세뇌 아래 있다는 것은 더는 비밀이 아니다"며 터키 외무부의 발표문을 인용했다.
아나돌루통신 등 터키 국영 매체는 미국대사관의 게시물을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
앞서 이달 초 터키 외무부는 대변인 명의로 성명을 내어 중국의 '위구르 탄압'을 비판하면서 "인간성의 관점에서 크나큰 수치"라고 질타했다.
이어 11일에는 여당 '정의개발당'(AKP)의 외메르 첼리크 대변인이 "100만명이 넘는 위구르 튀르크인을 수용소와 감옥에 억류한 것은 합법적이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전까지 터키는 같은 튀르크계로서 민족적 뿌리가 같고 이슬람 신앙도 공유하는 위구르가 중국에서 겪는 차별·억압을 인식하면서도 대(對)중국 관계를 의식하고 양국 협력 확대를 기대하며 위구르 문제를 공개적으로 거론하는 것을 기피했다.
터키가 갑작스럽게 위구르 문제에 목소리를 내면서도 외무부와 여당 대변인 발언 정도로 수위를 조절하는 것은 다음달 선거를 앞두고 지지층이 겹치는 우파 야당으로 표가 분산되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유력 일간지 휘리예트의 필진 세르칸 데미르타시는 최근 칼럼에서 극우정당 '대연합당'(BBP)과 우파 정당 '좋은당'(IP)이 위구르 문제로 AKP에 대한 공격 수위를 높인 것을 거론하며, 외무부의 위구르 성명이 선거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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