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캐나다의 한 골동품 가게 주인이 1달러를 주고 산 낡은 종이 뭉치에서 '보물'을 발견했다고 미국 CNN방송이 16일(현지시간) 전했다.
캐나다 매니토바주(州)에서 골동품점 '프레리 피커스 카페'를 운영하는 아만다 켈러 씨는 최근 낡은 신문과 증명서류, 전보, 편지 등을 묶은 종이 뭉치를 단돈 1달러에 사들였다.
자신이 사들인 종이 뭉치를 확인하던 켈러 씨는 102년 전 제1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 비미 리지 전투에 참전한 캐나다 병사가 쓴 편지가 섞여 있음을 알게 됐다.
비미 리지 전투는 1917년 4월 프랑스 북서부 비미 능선에서 펼쳐진 전투로 영국 제5보병사단과 4개 캐나다 사단이 투입됐다.
편지는 캐나다군 78대대 소속 병사 얼 소렐이 자신의 목숨을 구한 고든 병장의 여동생에게 쓴 것으로 켈러 씨는 편지 사진을 페이스북에 게재했다.
소렐은 편지에 "새벽 5시 우리는 엄호사격을 기다리며 줄지어 서 있었다. 우리는 5시 30분에 진격을 시작했고 고든 병장이 소대를 이끌었다. 엄호사격은 마치 폭풍 같았다. 1천200야드(약 1천100m) 정도 전진했을 때 '펑'하는 소리가 들렸고 등과 왼팔에 화상을 입었다"고 썼다.
이어 "다음 순간 고든 병장이 나를 포탄 구덩이로 밀어 넣고 그곳에 있으라고 했다. 고든 병장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병원에서 화상 치료를 받던 중 고든 병장이 전사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는 영웅으로 죽었다"고 적었다.
비미 리지 전투는 캐나다인에게 큰 자긍심을 심어줬으며, 독립 여론에 불을 붙여 캐나다 역사에 큰 영향을 미쳤다.
켈러 씨는 "비미 리지 전투를 모르는 캐나다인은 없을 것"이라며 "편지를 사겠다는 전화가 끊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켈러 씨는 편지를 돌려주기 위해 캐나다 당국과 함께 소렐의 후손을 찾고 있다. 만약 후손을 찾지 못할 경우 캐나다 전쟁박물관에 편지를 기증할 생각이라고 CNN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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