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독일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에서 발트해를 통해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천연가스관 사업인 '노르트 스트림2'와 이란 문제로 각을 세웠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오전 뮌헨안보회의에서 연설을 통해 노르트 스트림2를 미국이 비판하는 것과 관련, "미국의 우려는 유럽의 전략적인 위치를 약화시킨다"고 지적했다.
또한, 노르트 스트림2가 완공되더라도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를 경유해 유럽으로 연결되는 가스관이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문제와 관련해선 이란 핵 합의의 유지를 지지하면서 중동에서 대량의 난민 발생 사태가 다시 벌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국제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메르켈 총리는 시리아에서 미군이 철수하면 이 지역에서 러시아와 이란의 영향력이 강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메르켈 총리는 미국이 수입 자동차가 안보위협이 되는지 조사하는 것에 대해서도 견제구를 날렸다.
그는 "독일 차가 미국에 안보 위협으로 간주된다면 우리는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단에 선 펜스 미국 부통령은 "정치적 개입과 에너지의 사용을 통해 우리 동맹을 분열시키는 노력에 강하게 저항해왔다"면서 노르트 스트림2에 대해 유럽의 동맹국들이 반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히 그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들이 우리의 적들로부터 무기를 구매하는 것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의 동맹국들이 동구에 의존하게 되면 우리는 서구의 방어를 보장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펜스 부통령은 이란 문제와 관련, 유럽의 동맹국들이 이란의 살인적인 혁명 체제에 대한 미국의 제재를 약화시킨다고 비판했다.
펜스 부통령은 지난 14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중동 문제 국제회의에서도 이같이 지적한 바 있다.
그는 "유럽 국가들이 이란 핵 합의에서 탈퇴하면 이란 국민의 자유와 안전을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펜스 부통령은 "미국은 시리아에서 철군하더라도 이슬람국가(IS)의 잔존 세력을 추적할 것"이라며 "이슬람 과격주의자들은 마지막 땅까지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과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이 참석해 메르켈 총리와 펜스 부통령의 연설을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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