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철 서울대 교수 '애산학보'서 주장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나비 박사'이자 제주학 연구의 선구자로 알려진 석주명(1908∼1950)이 학술사에 기여한 점은 무엇보다도 수집한 자료의 방대함과 역사적 시의성에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승철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석주명을 특집으로 다룬 '애산학보' 최신호에 석주명의 생애와 학문 세계를 객관적으로 돌아본 논문을 실었다.
평양에서 태어난 석주명은 송도고보를 졸업하고 일본 가고시마고등농림학교로 유학을 떠나면서 나비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고국으로 돌아와 교사로 일하면서 각지를 돌며 나비 수집과 연구를 했고, 1940년대에는 제주도에 머물며 방언을 비롯한 다양한 주제의 자료를 모았다.
정 교수는 석주명 연구 방법의 특징으로 논저 목록 작성과 연구사 서술, 현장조사를 통한 기초자료 수집, 통계적 방법 활용과 귀납추리, 지역적 분포에 대한 관심과 지역학을 꼽았다.
이어 "석주명의 연구는 한국 나비의 분류 체계를 확립하고 각종 나비의 분포 범위를 정해 알리는 데 공헌했다"며 "그는 자신의 연구가 조선을 대상으로 하므로 조선적 생물학, 즉 '국학'에 속한다고 여겼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석주명이 학술 연구의 최종 목표를 '생활사에 기반한 한국 생물학'에 두었기 때문에 적정한 사회 규모를 유지하면서도 지리적으로 고립된 제주도를 연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석주명은 곤충학 접근법을 철저히 응용해 제주도 연구를 수행했다"며 "당시 그가 남긴 자료가 오늘날 여러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고 가치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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