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극우 부총리 기소될까…오성운동, 면책특권 해제 여부 투표

입력 2019-02-18 05:00  

伊극우 부총리 기소될까…오성운동, 면책특권 해제 여부 투표
'난민감금' 혐의 살비니 기소되면 오성운동-동맹 연정 붕괴 가능성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반체제 성향의 이탈리아 집권당 '오성운동'이 연립정부 파트너인 극우정당 '동맹'을 이끄는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의 기소 여부를 결정지을 온라인 당원투표에 돌입한다.



오성운동은 오는 18일(현지시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당의 주요 정책을 결정짓는 웹사이트에서 난민 감금과 직권 남용 혐의를 받고 있는 살비니 부총리의 면책특권이 해제돼야 하는지를 묻는 온라인 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17일 밝혔다.
이는 카타니아 특별법원이 난민 구조선 '디초티'호에 승선하고 있던 난민들의 하선이 지연된 사건과 관련, 책임자인 살비니 부총리에 대해 불기소를 결정한 검찰의 결정을 뒤집고 그를 난민 불법 감금 등의 혐의로 재판에 회부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고 지난달 판결한 데 따른 것이다.
살비니는 작년 8월 이탈리아 해안경비대에 의해 구조돼 해안경비대의 함정 '디초티'를 타고 시칠리아 항만에 입항한 아프리카 난민 170명에 대해 유럽연합(EU) 차원의 분산 수용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열흘 동안 하선을 막아 난민들의 인권을 침해했다는 비난과 함께 불법 감금, 직권 남용 등의 혐의로 수사 선상에 오른 바 있다.
카타니아 특별법원의 요구에 따라 23명으로 구성된 상원의 관련 위원회는 오는 19일 회의를 열고 이 문제를 투표에 회부할 예정이다.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는 오성운동은 상원 위원회의 투표에 하루 앞서 당의 방침을 결정할 온라인 투표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오성운동은 온라인 투표에서 "다양한 유럽 국가들로 난민을 분산 배치할 목적으로 '디초티'에 승선했던 난민들의 하선이 지연된 것은 국가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느냐"라는 질문을 던지고, 당원들은 이에 대답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만약, 해당 질문에 긍정하는 답변이 많으면 오성운동 의원들은 다음 날 실시되는 상원 위원회 투표에서도 살비니 부총리의 면책특권 유지 쪽에 표를 던지게 된다.
반대로, 부정적인 대답이 다수를 이룰 경우에는 살비니 부총리는 결국 면책특권이 해제돼 난민 감금 혐의 등으로 법정에 서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
살비니가 만약 재판을 받게 되면 그는 3∼15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오성운동이 좌파와 우파로 나눠진 기성 정치권의 부패를 싸잡아 비난하며, 정치인들의 특권 폐지를 역설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온라인 투표에서 살비니 부총리의 면책특권을 해제하는 쪽에 다수의 표가 몰리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살비니가 기소될 경우 오성운동과 '동맹'으로 이뤄진 연정이 붕괴할 위험이 크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오성운동 당원들은 쉽사리 면책특권 해제에 찬성표를 던지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로서는 연정이 와해돼 조기 총선이 이뤄지면 반(反)난민 정서를 등에 업고 지지율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살비니의 '동맹'이 최대 정당이 될 개연성이 높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오성운동은 이번 온라인 투표를 앞두고 당원들에게 명시적인 권고 지침을 내놓지는 않았으나, 살비니의 '디초티' 관련 결정은 그가 독자적으로 내린 것이 아니라, 정부 정책의 일부로 내려졌음을 강조했다. 이는 사실상 그의 면책특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오성운동의 추천으로 총리직에 오른 주세페 콘테 총리는 최근 상원에 서한을 보내 '디초티' 난민의 하선을 봉쇄한 결정은 정부 차원에서 집단적으로 내려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당사자인 살비니 부총리는 느긋한 입장이다.
그는 뉴스통신 ANSA와의 인터뷰에서 "평온한 마음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탈리아인들은 내가 국민의 안녕과 안전을 위해 행동했음을 알고 있다. 필요하다면 똑같은 일을 또 할 것"이라고 말했다.
ykhyun1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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