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리비아에서 17일(현지시간) 시민혁명 8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다.
이날 수도 트리폴리에서는 수천 명의 리비아인이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 타도 8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한때 카다피의 연설장으로 쓰였던 도심 '순교자의 광장'으로 쏟아져 나왔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리비아를 상징하는 색인 빨강·검정·초록색 옷을 입은 시민들은 저마다 깃발을 흔들고, 폭죽을 터트리며 전날 시작된 축제를 이어갔다.
이들은 흥을 돋우는 악단의 콘서트와 대형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며 기쁨을 나눴다.
반면 반(反)카다피 시위가 처음 일어나 '혁명의 요람'으로 불린 리비아 제2의 도시 벵가지에서는 같은 날 고작 수십명이 모였다.
한때 혁명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벵가지는 지난 2014년 시작된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 무장단체와 민병대 간 극렬한 전투로 도시 대부분이 폐허 상태다.
32세인 한 벵가지 시민은 "이 혁명은 거리와 광장에서 젊은이들이 시작한 것이지만, 어떤 이들은 품위 있는 삶을 살고자 하는 우리의 꿈과 열망을 앗아가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40여년간 리비아를 철권통치해온 카다피는 지난 2011년 시민혁명으로 축출돼 도망치다 그해 겨울 반군에 피살됐다.
하지만 이후 리비아는 전국에 산재한 무장 세력이 석유와 천연가스 등의 자원을 차지하려 각축전을 벌이며 끊임없는 혼란에 빠져들었다.
현재는 유엔 지원으로 구성된 리비아 임시정부(GNA)가 트리폴리를 비롯한 서부를 통치하고 있고 리비아국민군(LNA)을 이끄는 칼리파 하프타르 최고사령관이 동쪽을 점령해 국가가 사실상 양분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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