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통 "美, 2차회담 앞두고 대북제재 압박 유지 원해"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미국이 북한의 민간 항공을 개선하기 위한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노력을 막았다고 로이터 통신이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18일 보도했다.
이는 미국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북제재 압박을 유지하기 위한 '협상 전술'의 일환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ICAO는 남북한을 통과하는 새 항로를 여는 방안을 놓고 북한과 협력해 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 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외국 항공사들에 영공 일부를 다시 개방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북한은 한때 독일, 쿠웨이트, 말레이시아 등 국제노선을 운영했지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잇따른 대북제재 등으로 항공 노선이 대폭 축소된 상태다.
우리 정부도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 이후 국적기의 북한 영공 통과를 금지하면서 북한은 영공 통과료로 챙기던 수입이 대폭 줄었다.
북한은 지난해 ICAO에 새 항로 개설을 요청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외교부는 지난해 5월 "북한이 최근 평양 FIR(비행정보구역)와 인천 FIR를 연결하는 제3국과의 국제항로 개설을 ICAO에 제안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로이터는 미국이 바로 이 국제항로 개설을 반대한 것인지, 만약 그렇다면 이로 인해 항로 개설이 무산된 것인지 등에 관해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다.
그밖에 ICAO가 검토하던 대북 항공 프로그램 지원책들은 미국의 반대에 이미 좌절된 것으로 보인다.
보도에 따르면 ICAO는 북한의 민·군 항공 직원들 사이에서 교육 훈련을 주도함으로써 북한의 항공 시스템 개선을 돕는 방안을 준비해왔고, 북한은 또 미국이 만든 항공지도 접근 권한을 ICAO에 요청했다.
이와 관련해 한 소식통은 "미국은 북한이 비핵화에 실질적인 진전을 이룰 때까지 모든 수단과 인센티브를 확보하길 원하기 때문에 ICAO의 북한 항공프로그램 지원을 단념시켰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미국은 북한이 보상을 받을만한 행동을 할 때까지 빈틈없이 가능한 모든 수단을 철저히 틀어쥐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이터 보도에 대해 미국 국무부는 "외교적 대화의 세부사항은 공개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ICAO와 뉴욕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한국 외교부 모두 즉각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북한 영공 통과료는 1회당 약 80만원 수준이다.
인천∼미주 노선의 경우 북한 영공을 이용하면 비행 거리를 약 200∼500㎞ 단축할 수 있어 우리 항공사들은 연간 약 160억원의 유류비를 절약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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