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올 이를 그리워하는 밤의 달·신여성, 운명과 선택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 소설 보다 : 겨울 2018 = '이 계절의 소설' 겨울 선정작인 박민정, 백수린, 서이제, 정용준의 단편소설과 작가 인터뷰가 담겼다.
박민정의 '나의 사촌 리사'는 일주일간 도쿄에 사는 사촌 리사를 방문한 '나'의 회상과 고민으로 이뤄진 소설이다.
백수린의 '시간의 궤적'은 프랑스에 정착한 '내'가 오래전에 가깝게 지냈던 '언니'를 떠올리는 이야기고, 서이제의 '미신'은 자신을 믿지 못하는 화자를 통해 소설이라는 문법 자체에 질문을 던진다.
정용준의 '사라지는 것들'은 어느 날 느닷없이 그만 살겠다고 선언한 어머니와 이를 만류하는 아들 사이에 자리한 깊은 상처를 다룬다.
'문지문학상 수상작품집'의 새로운 프로젝트 '소설 보다'의 세 번째 책이다.
문학과지성사. 184쪽. 3천500원.
▲ 호라티우스의 시학 = 로마의 대표적인 시인 호라티우스가 문학에 관해 남긴 세편의 서간시.
기원전 14년께 두 권의 '서간시'로 출간됐던 이 세 편의 시 중 '시학'은 몇 차례 번역됐으나 '아우구스투스에게 보내는 편지'와 '플로루스에 보내는 편지'는 처음으로 한국 독자들을 만난다.
호라티우스의 시를 전공한 김남우 박사의 믿음직한 번역으로, 문학뿐 아니라 서양 문화의 2천년 전통을 형성한 거대한 뿌리의 실체를 만나볼 수 있다.
호라티우스는 자신의 경험에서 비롯해 창작 활동의 본질에 관해 이야기한다. 영감에만 기대어 시 쓰는 작태를 비웃고, 재능과 부단한 연습이 모두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남우 옮김. 민음사. 124쪽. 1만원.
▲ 찾아올 이를 그리워하는 밤의 달 = 나오키상 수상 작가 미치오 슈스케의 최신작.
끊임없이 펼쳐지는 흑막과 반전 속에 인간과 인간, 사회와 인간, 자연과 인간에 대한 아름다운 통찰을 제시한다.
젊은 어부를 사랑하게 된 한 소녀, 친구에게 거짓으로 자기 자랑을 늘어놓는 꼬맹이, 건설시공사를 찾아온 의문의 남자, 동네를 뒤집어놓는 깡패 콤비, 집안의 오랜 비밀을 파헤치려는 젊은 간호사와 남학생.
관련 없어 보이던 사람들은 한 사건을 기점으로 서로 그물망처럼 얽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반전과 마주한다.
손지상 옮김. 들녘. 464쪽. 1만5천원.
▲ 신여성, 운명과 선택 = 백신애, 이선희, 나혜석, 강경애, 김명순, 임순득, 지하련 등 100년 전 조선 여성 작가들의 소설을 모았다.
주어진 운명 속에서 자기 목소리를 지키고자 크나큰 선택을 했던 인물들이 단편소설과 중편소설에 나타난다.
선각자라 불리는 김원주, 김명순, 나혜석 등 1세대는 문단과 사회 지탄을 받으며 '작품 없는 문사'로 불렸으나, 2세대인 강경애, 백신애, 이선희 등은 문단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작품의 양적, 질적 성장을 이뤘다.
이번 책에 수록된 여성 작가들과 그들이 그려낸 신여성은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한다.
교육받을 권리, 결혼할 권리, 이혼할 권리, 투쟁할 권리를 선택한 이들은 자신의 욕망을 말로 하고 글로 썼다.
에오스. 368쪽. 1만4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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