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변황희 씨, 52세에 졸업…'새터민 스님'도 졸업장
대학가 이달 말까지 졸업 시즌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늦은 대학 졸업이라 매우 기쁘네요. 아들들이 오늘 졸업식에 와서 엄마가 자랑스럽다며 축하해줬어요."
40년 넘게 스스로 미생(未生)이라 여기던 늦깎이 대학생 변황희(52) 씨가 쉰 살이 넘어 그토록 그리던 학사모를 썼다.
동국대는 18일 오전 11시 서울캠퍼스 본관 중강당에서 2019년 봄 학위 수여식을 열었다.
변 씨는 이날 학사 1천963명, 석사 540명, 박사 124명 등 총 2천627명 사이에서 당당히 학위를 받았다.
6남매 중 막내인 변 씨는 고교 입학 직후 아버지를 여의고, 이후 가세가 기울자 학업을 중단했다.
일찌감치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에 찾아간 곳은 서울 종로5가 광장시장에 늘어선 한복집이었다.
그곳에서 성실하게 일한 덕에 비교적 이른 나이부터 한복집을 운영해온 변 씨는 48세이던 2015년 수시 학생부 전형으로 이 학교 경영학과에 입학했다. 2학년 때 인문학을 공부하고자 불교학과로 전과했고, 아들들과 함께 대학 시절을 보냈다.
변 씨는 입학 당시 인터뷰에서 "오십 가까이 나를 '미생'(未生)이라고 여기며 살았다"며 "그런 자격지심에서 벗어나게 된 지금이 그저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4년간 수학하고 이날 꿈에 그리던 학사모를 쓴 변 씨는 "지금은 각자 판사와 사업가로 성장한 아들들이 함께 대학생 시절을 보내면서 '선의의 경쟁자'로서 공부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줬다"며 "오늘도 아이들이 함께 와서 '엄마가 장하다'며 축하해줬다"고 기뻐했다.
이 학교 불교학과에서는 새터민 출신 첫 출가자인 도현 스님도 함께 졸업장을 받았다.
도현 스님은 현재 비구니(比丘尼)의 전 단계라 할 수 있는 사미니(沙彌尼)로, 오는 3월 승과 시험을 앞두고 있다.
도현 스님은 "'참을 인(忍)자 세 번이면 살인도 면한다'는 말처럼 서로 참다 보면 통일도 앞당겨질 것"이라며 "통일이 되면 포교 활동을 하면서 남북 사람들을 한 데 묶는 교두보 역할을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대학가에 따르면 3월 개강을 앞두고 각 대학의 졸업 시즌이 시작됐다.
각 대학은 중앙대 18∼22일, 광운대·덕성여대·서강대 19일, 경희대·국민대·방송통신대 20일, 성신여대 21일, 한양대 21∼22일, 건국대·서울시립대·세종대·한국외대·동덕여대 22일, 이화여대 24일, 고려대·성균관대·숙명여대·연세대 25일, 서울대 26일 등에 학위를 수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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