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미국 4위 금융회사인 씨티그룹이 유럽본부를 수용하기 위해 영국 런던의 한 빌딩을 사들이기로 했다.
40여일 앞으로 다가온 브렉시트(Brexit)로 다국적 금융회사들이 잇따라 영국을 떠나거나 떠나기로 계획하는 것과 대비된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18일(현지시간) 현지 부동산 관련 매체인 'EG'를 인용해 씨티그룹이 런던 카나리 워프에 위치한 42층 건물 매입의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보도했다.
캐나다 스퀘어 25번지에 있는 이 건물의 매입 대금은 12억 파운드(약 1조7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7년 사상 최고액인 13억 파운드(약 1조9천억원)에 팔린 런던 '워키 토키' 빌딩과 함께 단일 부동산 거래로는 가장 비싼 매입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씨티그룹은 현재 영국에서 9천명을 고용하고 있다.
이중 2천명이 이번에 매입할 건물에서 이미 일하고 있다. 현재 건물 일부를 임대해 쓰고 있는 씨티는 완전 매입 후 인근 건물에서 일하고 있는 4천명의 인력을 불러들일 계획이다.
씨티그룹이 런던 빌딩 매입에 나선 것은 올해부터 적용되고 있는 국제회계기준(IFRS) 16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IFRS 16은 리스를 부채로 인식해 대차대조표에 반영한다. 건물을 빌려 쓰면 부채가 되지만 이를 매입하면 대차대조표에 자산으로 인식한다.
더타임스는 씨티가 유럽본부를 계속해서 런던에 유지키로 한 결정이 런던이 국제금융허브로서 남아있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최근 브렉시트 불확실성으로 미국 월가의 금융회사들이 영국 런던에 있던 자회사나 유럽본부를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는 사례가 늘자 런던의 국제금융허브 역할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프랑스 파리로 유럽 중개부문 본부 이전을 추진하고 있고, 모건스탠리는 유럽 핵심 지사를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옮길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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