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정 위반으로 4번째 몰수패당해 퇴출
(서울=연합뉴스) 박재현 기자 = 0-20이라는 충격적인 스코어의 패배를 당한 세리에C 프로 피아첸차가 결국 리그에서 쫓겨났다.
세리에C를 주관하는 레가 프로의 징계위원회는 18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피아첸차가 리그 규정을 위반했기 때문에 쿠네오와의 지난 경기 0-20 패배는 몰수패(0-3)로 결과가 수정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ESPN에 따르면 지난 경기에서 피아첸차는 8명의 선수만을 명단에 등록했는데, 이 중 신분증을 놓고 온 선수 대신 출전했던 39세의 구단 직원은 경기에 출전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었다.
시즌 4번째 몰수패를 기록한 피아첸차는 리그 규정에 따라 퇴출당했고, 구단에는 3만 유로(약 3천826만원)의 벌금이 부과됐다고 ESPN은 전했다.
징계위원회는 성명에서 "피아첸차가 정직과 올바름이라는 원칙을 뒤집고 짓밟았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또 "이러한 행위는 스포츠 경기의 본질에 대한 모욕"이라며 "신체적으로 준비되지 않은 사람을 경기에 내보내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극심한 재정난에 시달리던 프로 피아첸차는 선수와 직원들에게 급여를 제대로 주지 못해 선수와 직원들이 수 주째 파업을 벌이는 중이다.
4번째 몰수패를 당할 위기에 놓였던 피아첸차는 리그 퇴출을 면하고자 2000~2002년 태생의 어린 선수들로 팀을 '급조'해 경기에 나섰다.
그나마도 선수 한 명이 신분증을 놓고 온 탓에 39세의 구단 직원이 급하게 그 자리를 채워야 했다.
지난 1월까지 피아첸차에서 뛰었던 다리오 폴리베리니는 이탈리아의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와의 인터뷰에서 "7월만 해도 우리는 33명의 선수단과 높은 수준의 예산을 가지고 있었다"며 "그러나 구단주는 첫 기한이었던 10월 15일까지 선수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11월에야 8월 임금을 받았지만, 이마저도 사실상 절반 수준이었다"며 "가족과 아이들이 있는 많은 선수가 월세를 지불하지 못해 살던 아파트를 떠나야 했다"고 전했다.
traum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