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약자 참여 이동편의시설 전수조사…퇴계로 재편 연내 마무리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서울시가 올해 걷기 편한 도시를 만드는 데 총 1천25억원을 투자한다. 휠체어나 유모차가 편하게 다닐 수 있도록 울퉁불퉁하거나 낡은 보도 7만㎡를 평탄하게 정비하고, 교통약자가 보행환경 개선사업 시작 단계부터 직접 시설을 점검하도록 한다.
서울시는 19일 이런 내용을 담은 '걷는 도시 서울' 주요 정책을 발표했다.
올해 정책은 ▲ 보도환경 정비 ▲ 교통약자 눈높이 정책 강화 ▲ 도심 도로공간 재편 및 생활권 내 체감형 보행공간 확대 ▲ 보행문화축제 확대 등 4대 분야에 걸쳐 추진된다.
서울시는 보행환경 정비를 위해 9개 사업에 546억원을 투자한다. 우선 서울광장의 5배에 달하는 7만㎡의 보도를 평탄하게 정비한다. 올해는 10㎡ 이하 소규모 파손 구간을 집중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또한 동대문구를 비롯한 7개 자치구 10개 구간에서 외부에 노출된 배전선을 땅 밑으로 묻는 지중화 작업을 진행한다. 서울시는 상반기 중 기본계획을 수립해 낙후지역부터 정비할 방침이다.
영등포·동대문·중랑 등 3개 자치구에서는 '거리가게 정비' 시범사업을 벌인다.
서울시는 아울러 교통약자가 직접 참여하는 이동편의시설 전수조사와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제'를 올해 처음 실시한다.
교통약자 이동편의시설 전수조사는 장애인 등 교통약자가 직접 보행환경을 점검·개선하는 방식이다.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제는 교통약자 이동 편의 시설이 기준에 맞게 시공됐는지 검증해 인증을 부여하는 제도다. 올해 신규 보행환경개선사업부터 적용한다.
서울시는 또한 시각·지체장애인을 위해 횡단보도 진입부 점자블록과 턱 낮춤 시설을 정비한다. 용산구 등 21개구 주요 간선도로변 1천37곳이 올해 정비 대상이다.
보행자 사망사고 줄이기에도 나선다.
작년 인구 10만명당 일평균 1.88명인 보행사망자 수를 2023년까지 0.84명 이하로 감축한다는 게 서울시의 목표다. 특히 보행사망사고의 40%를 차지하는 노인 교통사고를 줄이는 데 힘을 쏟을 계획이다.
도심부 보행특구 조성사업의 하나인 퇴계로 재편 공사는 연내에 마무리한다.
작년 5월 회현역∼퇴계로 2가(1.1㎞) 구간 공사를 완료했고, 올해 퇴계로 2가∼광희동사거리(1.5km) 공사를 진행한다. 6∼8차로를 4∼6차로로 축소해 보행공간을 확장하고 양방향 자전거도로를 설치하는 게 골자다.
서울시는 또한 세운상가 앞과 퇴계로 4∼5가 중간지점에 횡단보도를 신설하고, 이면도로 진·출입부 횡단보도는 높이를 올려서 보도와 높낮이차를 없앨 계획이다.
한양도성 안 세종대로·충무로·창경궁로의 도로 재편은 올해 말까지 설계를 마무리한 뒤 내년 착공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이밖에 올해 21곳에서 도로 재편, 차량 통행 제한 등 보행환경개선사업을 시행하고, 안전 시설물이 있는 보행자 우선도로 5곳을 추가로 설치한다.
종로구 율곡로4길 등 12곳에서는 도로를 줄이고 보행공간을 확보하는 '도로 다이어트' 사업을 벌인다. 지역 중심 대표 보행 거리로는 노원구 광운로를 추가로 지정한다.
서울시는 올해도 보행축제 '걷자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곳곳에서 '차 없는 거리' 행사를 벌인다. 지난해 시범 운영된 '북촌로 차 없는 거리'는 5월 2차 시범 운영을 거쳐 9월 정례화를 추진한다.
서울시는 '차 없는 거리'를 향후 강남대로·테헤란로 등 강남권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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