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보라매병원 신장이식팀…"고령자들에 새로운 희망"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70세 이상 고령자들끼리 신장을 주고받는 수술이 국내에서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더욱이 이번 수술은 뇌사자의 신장 두 개를 한꺼번에 이식하는 것이어서 통상의 수술보다 위험도가 더 컸다는 평가다.
서울대학교병원이 운영하는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은 만성 신부전증으로 양측 신장의 기능을 잃은 김모(70)씨에게 79세 뇌사자의 신장 두 개를 동시에 이식하는 양측 신장 동시 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19일 밝혔다.
양측 신장 동시 이식술이란 한 개의 신장만을 이식받는 통상적인 이식 수술과 달리 기증자의 신장 두 개를 이식하는 수술을 말한다. 이식을 연속으로 진행하는 고난도 수술이어서 의료진의 경험과 기술은 물론 수술 후의 체계적 관리가 동반돼야 성공할 수 있다.
보통 기증자의 신장 두 개는 하나씩 다른 수혜자에 이식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뇌사자가 고령이어서 타 병원에서 이식을 꺼려 두 개 모두 김 씨에 이식할 수 있었다는 게 의료진의 설명이다.
현재 김 씨는 수술 후 석 달째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보라매병원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8년까지 국내에서 두 개의 신장을 동시 이식받은 환자 중 두 번째로 나이가 많다. 최고령자는 74세 환자로 집계된다.
수술을 집도한 정인목·김대환 교수는 "이번 수술 성공은 의료진의 전문적인 수술 전·후 관리가 동반될 경우 신장이식의 가능 범위가 확대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장기간의 이식 대기 기간으로 치료를 포기하는 고령의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보라매병원은 지난해부터 한국장기조직기증원(KODA)과의 협약을 통해 병원 내 뇌사자 발생 시 자체적인 이식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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