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도둑' 논란에 김유성 감독 "부분으로 전체 판단하는 건 무리"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올해가 마침 3·1운동 100주년인데, 그런 의미에서 엄복동 선생님도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인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가수 겸 배우 정지훈(비·37)이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으로 돌아왔다. 이 영화는 희망이 없던 일제강점기 일본 선수들을 제치고 조선인 최초로 전조선자전차대회에서 우승해 동아시아에 이름을 떨친 엄복동의 이야기를 다뤘다.
정지훈은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시나리오가 흥미로웠고 (엄복동의) 이야기가 더 잘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참여하게 됐다"며 "자전거밖에 모르던 분이 어떻게 큰일을 해내셨고, 이것이 어떻게 영화에 담길지 기대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민족의 자긍심을 고취한 것으로 그려지는 엄복동과 비슷한 점이 있느냐는 질문에 "비교 자체가 불가능한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자전차왕을 연기하기 위한 자전거 연습량에 대해서는 "피나는 노력을 했다"고 강조했다.
정지훈은 "원래 자전거 타는 것을 좋아했는데, 이제는 바퀴 두 개 달린 것은 쳐다도 보지 않게 됐다"며 "함께 자전차 선수로 나오는 이시언보다는 제가 연습량이 훨씬 많았다"고 웃었다.
극 중 자전차 상회의 사장이자 엄복동의 스승인 황재호를 연기한 이범수는 이번 영화에 제작자로도 참여했다.
그는 제작자로서의 첫 경험에 대해 "배우로서 작품에 임할 때는 주어진 역할과 인물에 대해 고민만 했었는데, 제작자로서는 전체적인 것들을 봐야 해서 더 성장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며 "영화에 함께 하는 다른 분들의 노고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더욱 느꼈다"고 말했다.
이범수는 영화 기획 의도에 대해 "순박한 청년의 작은 일이 민중에게 희망을 주고 커다란 일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에게 주고 싶다는 취지에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정지훈과 이범수 외에도 강소라가 독립운동을 하는 애국단 대원 김형신으로, 이시언은 엄복동의 친구 이홍대로 출연한다.
영화에서 액션 장면을 소화한 강소라는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역할은 아니어서 어색한 것이 화면에 보였으면 했다"며 "처음 완성본을 봤는데 부족한 것 밖에 안 보였다"고 털어놨다.
앞서, 이 영화는 '엄복동이 자전거 도둑이었다'는 부분을 생략해 삶을 미화했다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연출을 맡은 김유성 감독은 "제기된 이슈는 시나리오를 쓰면서는 몰랐고 이후 취재하면서 알게 됐다"며 "부분을 가지고 전체를 평가하고 판단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오히려 이 아이러니한 상황에서 이 인물에 대한 탐구를 해보고 싶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엄복동의 이후 이야기도 다뤄보고 싶다"고 해명했다.
이범수도 "역사를 소재로 다룰 때는 조심스럽고 꼼꼼한 준비가 필요하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검증과 고증을 했다"면서도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너그러이 양해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오는 27일 개봉.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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