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대 장혜원 원장 "다문화 예비학생 자신감 북돋워 줘라"

입력 2019-02-20 08:30  

서울교대 장혜원 원장 "다문화 예비학생 자신감 북돋워 줘라"
"친구가 갖지 못한 '특이함'을 '특별함'으로 여길 수 있도록 관심을"
글로벌시대 맞아 "이중언어를 장점으로 최대한 활용하라"



(서울=연합뉴스) 김종량 기자 = 오는 3월 개학을 앞두고 예비초등학생을 둔 일반 학부모들의 마음은 설렘과 걱정이 교차한다. 우리 아이가 학교생활에 잘 적응 할 수 있을까. 친구들과는 사이좋게 지낼 수 있을까. 공부는 잘 할까. 걱정이 한둘이 아니다.
하물며 한국말이 서툴고 생김새가 특이한 아이를 둔 다문화가정 예비학부모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다문화가정 아이의 학교생활 방법과 교우관계, 학부모의 역할 등에 대해 전문가의 조언을 들어봤다.
다문화 교육과 초·중등 교원 및 예비 초등학교 교사의 다문화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11년째 운영해온 서울교육대학교 다문화교육연구원의 장혜원 원장은 20일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다문화 아이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학부모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당부했다.
그는 특히 "다문화 아이에게 굳이 남과 같아지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키워주고 생김새, 언어, 문화 등에서 다른 친구들이 갖지 못한 '특이함'을 '특별함'으로 여길 수 있는 자신감을 갖도록 조언하고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 원장은 이어 학교생활 준비와 관련해서는 "기본적으로 일반 학생들로부터 스스로를 구별 짓기보다 다른 학생들과 동일한 방식으로 준비를 한다는 마음가짐과 자세가 필요하다"며 "여기에 부가적으로 다문화 배경을 지녔다는 특수성에 대해 더 챙길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대처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라"고 조언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예비초등학생이 준비해야 할 사항은
▲ 입학 전 준비해야 할 것이 많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언어적 숙달이다.
학교 수업에서 언어는 교수학습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국어 교육 과정상 한글 쓰기는 입학해서 배우는 것으로 되어 있지만, 우리말로 하는 의사소통에 크게 불편함을 느낀다면 이는 학습 결손을 야기할 우려가 높다.
특히 학교 교육에서 강조하는 역량 중심 교과교육에서 의사소통 역량은 대부분의 교과에서 주요 역량으로 다루어진다. 예를 들어, 수학 학습 시 사칙 계산을 잘해도 언어적 역량이 부족하면 문장제(word problem) 해결에는 취약할 수밖에 없다.
그뿐만 아니라 의사소통 역량의 부족은 교우관계 형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학부모들이 자녀의 영어조기교육을 시킬 때 영어 동화를 읽어주고, 들려주며, 짧은 대화부터 이어가듯이 우리말 동화를 읽어주고 들려주는 것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부모가 우리말에 익숙하지 않다면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동영상 자료를 이용해 함께 들으면서 우리말도 익히고 정서도 공유할 수 있는 적극적 태도가 필요하다.
-- 방과 후 생활은 어떻게 해야 하나
▲ 자녀의 미래를 위해 어머니의 모국어를 제2의 언어로 발전시켜나가도록 힘써야 한다.
국제화 시대에 이중, 아니 다중언어를 구사하는 능력은 미래 인재의 막강한 역량이 된다.
일부 다문화가정의 경우 다문화 배경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한국어만 구사하는 경우가 있다. 이처럼 일부러 자신이 개발할 수 있는 제2의 언어를 회피한다면 다문화 학생의 장점을 살릴 기회를 놓치게 된다.
학교 방과 후 교실이나 지역 다문화센터에서 운영하는 이중언어 교실에 참여해 이중언어를 배우는 것이 좋다. 또는 가정에서 부모와 함께 자녀가 자연스럽게 이중언어 사용을 일상화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학교에서 또래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유지해야 하나
▲ 일부 언론이 다문화학생과 일반 학생 간 불협화음에 대해 종종 보도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우리 대학에서 운영하는 '글로벌브릿지사업'이나 '다문화탈북학생 학습 캠프' 참여 학생들을 볼 때 학생들은 다문화냐 아니냐에 따라 분리해서 활동하지 않는다.
점점 자라나면서 다소간의 불협화음이 발생하는 것이지 초등학교 입학 때부터 그렇지는 않다.
친구 관계가 원만치 않다면 그것은 자녀가 다문화 학생이기 때문이기보다 관계 맺는 능력이 부족한 것은 아닌지 한 번쯤 살펴봐야 한다.
굳이 남과 같아지려고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키워주면서 생김새, 언어, 문화 등에서 다른 친구들이 갖지 못한 특이함을 특별함으로 여길 수 있는 자신감을 갖도록 조언하고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다문화 학부모가 가져야 할 자세는
▲ 학부모의 가장 큰 미덕이 자녀에 대한 '관심'이다. 이것이 사사건건 간섭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자녀가 학교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은 없는지, 겪는다면 그것이 학업 문제인지, 교우관계인지 등을 파악해 자녀의 고민을 들어줘야 한다.
그리고 학부모가 우리말에 익숙하지 않을지라도 교사와의 관계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자녀의 학교생활을 보살펴 줄 사람은 선생님이고, 선생님은 이미 학생이나 학부모의 다문화 배경을 알고 있기 때문에 선생님과 적극적으로 상의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또한 학교와 지역 사회·단체에서 다문화 학생들을 배려한 유익한 프로그램이 많다. 예를 들어 다문화학생을 위한 학습 캠프, 이중언어 말하기 대회, 다문화·탈북학생 멘토링 등이 있다.
자녀의 성장과 개발을 위해 이 같은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다문화가정 자녀에 대한 선입견을 개선하려면
▲ 일선 학교 교사의 다문화 민감성(감수성)이 우수해야 한다. 우리 사회의 구성원 비율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그로 인한 교실의 풍경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
선생님들은 보다 열린 마음으로 다문화 학생들을 대하고, 다문화 배경을 생활지도와 학습 지도의 측면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도 고민해야 한다.
우리 사회, 특히 학교 울타리 안에서 다문화 학생들이 즐겁고 행복한 생활을 누리기 위해서는 교사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2017년 여성가족부에서 마련한 '다문화가족지원법 일부개정법률안'에도 학교 교원에 대해 다문화 이해 교육 관련 연수를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예비교사를 위해 교육대, 사범대에 설치한 다문화 관련 강의나 다문화 학생 멘토링 활동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jr@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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