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망명신청 대기 지친 이민자들 멕시코내 다른 도시로 대거 이동
캐러밴 1천600명중 1천500명 멕시코 인도주의 비자 받아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멕시코가 중북부 국경도시에 마련한 임시 이민자 쉼터를 폐쇄했다.
19일(현지시간) 우노TV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국과 국경이 접한 코아우일라 주 정부는 이날 중미 출신 이민자 행렬(캐러밴·Caravan) 1천600명에게 2주간 임시 쉼터로 제공했던 폐공장의 문을 닫았다.
1천600명 규모의 캐러밴은 지난 4일부터 버스를 타고 텍사스 주 이글 패스와 가까운 코아우일라 주 피에드라스 네그라스 시에 도착한 뒤 경찰이 경계를 서는 폐공장에 수용됐다.
호세 보레고 주 정부 대변인은 예정보다 하루 이르게 이민자 임시 보호소의 운영을 중단했다고 확인했다.
이는 임시 쉼터에 머물며 미국 망명 신청을 기다리다 지친 이민자들이 멕시코의 다른 도시로 대거 이동한 데 따른 조치다.
미 국경 당국이 하루에 12∼15건의 망명 신청을 받는 가운데 멕시코 정부가 발급하는 인도주의적 비자를 발급받은 1천500명의 이민자가 지난주부터 대거 일자리를 찾아 버스를 타고 다른 도시로 이동했다.
멕시코 이민 당국은 또 피에드라스 네그라스에 도착한 캐러밴 중 악명 높은 엘살바도르 최대 마약갱단인 MS-13에 소속된 조직원 25명을 추방했다.
이민청 관계자는 "캐러밴이 지난 4일 피에드라스 네그라스에 도착한 직후 10명의 MS-13 조직원 신원을 확인한 데 이어 지난주에 15명의 조직원을 추가로 적발했다"며 "MS-13 조직원을 포함해 총 70명이 모국으로 추방됐다"고 전했다.
캐러밴은 세계에서 가장 살인율이 높은 온두라스를 비롯해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니카라과 등 중미 국가에서 폭력과 마약범죄, 가난을 피해 고국을 떠나 도보나 차량으로 미국을 향해 이동하는 이민자 행렬을 가리킨다.
이번 캐러밴은 지난달 15일 약 2천100명 규모로 온두라스에서 출발했다. 500여명은 미국 국경으로 이동하던 중 멕시코가 제시한 인도주의 및 워킹 비자를 신청하며 이탈했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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