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말봉 전집 7, 8권·신여성, 운명과 선택·서간도에 들꽃 피다 10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이한 올해, 우리 문학사에서 소외됐던 근대 여성 작가들의 작품을 재조명하는 책들이 독자들을 찾아간다.
출판사 소명출판은 식민지 시기 여류소설가 김말봉(1901∼1961)의 해방 전과 해방기 단편 서사를 모은 '김말봉 전집' 7·8권을 최근 출간했다.
김말봉은 일제강점기 후반, 이른바 혜성처럼 등장했다. '밀림' '찔레꽃'을 히트시키며 대중소설의 새장을 열었다. 강점기 말기에는 절필로 저항했다가 해방과 한국전쟁기에 30여 편에 가까운 대중소설을 썼다.
이번 7, 8권에서는 김말봉의 대표 장편 소설들을 시대순으로 발굴했던 이전 권들과는 달리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김말봉의 단편 서사를 모았다.
7권에는 소설 외에도 김말봉의 칼럼, 기사 등을 수록했다.
대중소설가로서의 김말봉이 아닌 그 전 기자로서의 경력에 주목해 그 행적을 찬찬히 담았다.
8권에서는 1940년대 여성 인권을 위해 공창폐지위원장으로 공창제 폐지에 앞장섰던 김말봉의 신념과 사상을 수록했다.
김말봉의 글을 읽다 보면 그를 식민 시기 대표 대중소설 작가로서 위치하게끔 했던, 그리고 시인 임화가 조선의 '유니크성'이라고 평가했던 김말봉식 유머, 도전정신, 무엇보다도 재미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2014년 전집 발간을 시작한 진선영 문학박사는 한해 두 편 이상의 김말봉 작품을 발굴해 소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에오스에서는 백신애, 이선희, 나혜석, 강경애, 김명순, 임순득, 지하련 등 100년 전 조선 여성 작가들의 소설을 모은 '신여성, 운명과 선택'을 독자들에게 선보였다.
주어진 운명 속에서 자기 목소리를 지키고자 크나큰 선택을 했던 인물들이 단편소설과 중편소설에 나타난다.
선각자라 불리는 김원주, 김명순, 나혜석 등 1세대는 문단과 사회 지탄을 받으며 '작품 없는 문사'로 불렸으나 2세대인 강경애, 백신애, 이선희 등은 문단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작품의 양적, 질적 성장을 이뤘다.
이번 책에 수록된 여성 작가들과 그들이 그려낸 신여성은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한다.
교육받을 권리, 결혼할 권리, 이혼할 권리, 투쟁할 권리를 선택한 이들은 자신의 욕망을 말로 하고 글로 썼다.
여성 독립운동가들을 다루거나 이들에게 헌정한 문학 작품도 눈에 띈다.
이윤옥 시인은 최근 여성 독립운동가들을 기린 시집 '서간도에 들꽃 피다' 10권을 내며 시리즈를 완간했다.
이 시인은 2010년부터 20명의 여성 독립운동가를 다룬 시집 1권을 매년 발간해 모두 200명의 여성 독립운동가를 조명했다.
'서간도에 들꽃 피다' 10권에서 이 시인은 가네코 후미코, 구순화, 김도연, 김봉식 등 여성 독립운동가들에게 바친 시와 함께 이들의 일대기 및 사진 등 관련 자료를 엮었다.
이 시인은 "2000년대 초반 와세다 대학에 방문학자로 나가 있으면서 여성 독립운동가에 대한 일본 쪽 자료를 찾아볼 기회가 있었는데 국내에는 여성 독립운동가 전체를 아우르는 대중 서적이 한권도 없다는 사실에 충격받아 직접 만들기로 했다"고 말했다.
bookmani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