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무산 위기에 처했던 말레이시아 '일대일로' 동부해안철도(ECRL) 프로젝트가 규모 축소 후 재추진될 전망이다.
사이푸딘 압둘라 말레이시아 외교부 장관은 19일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ECRL 프로젝트 재추진과 관련한 중국과의 협상에서 진전이 생겼다"며 "협상이 마지막 단계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ECRL 프로젝트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추진해 온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구상의 핵심 사업 중 하나다.
총 건설비용이 670억 링깃(약 18조5천억원)에 달할 정도로 대규모 공사다. 중국교통건설(中國交通建設·CCCC)이 시공을 맡았다.
하지만 말레이시아는 대출 이자와 토지수용 비용 등이 더해지면 전체 비용은 더 치솟을 수 있다며 위약금을 물더라도 사업을 철회하는 방안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는 최근 "기존 계약 조건대로라면 1천억 링깃(약 27조6천억원)이 넘는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이는 우리를 빈곤하게 할 것"이라고 우려한 바 있다.
이에 말레이시아 정부는 사업비를 대폭 줄이는 방안을 제안했고 중국이 이를 어느 정도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다.
사이푸딘 장관은 "계약 관련 수치에 양측이 합의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한 ECRL 프로젝트는 무산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은 우리의 재정 압박 상황을 이해하고 있다"며 기꺼이 프로젝트 규모와 비용을 줄여주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말레이반도 동부 툼팟에서 서부 해안 클랑 항(港)까지 668㎞ 구간을 잇는 철도를 건설하는 이 사업을 통해 미군기지가 있는 싱가포르를 거치지 않고 중동 원유를 수송할 통로를 확보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작년 5월 말레이시아 총선에서 친중(親中) 성향의 전 정권을 무너뜨리고 집권한 현 집권당은 같은 해 7월 ECRL 사업에 대해 공사중지 명령을 내리면서 사업이 표류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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