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김석규 증손녀 김진희씨 "관계 개선하려면 일본 사과가 먼저"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우리나라와 일본이 미래 지향적 관계로 나아가려면 먼저 진정한 사과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생각, 말보다 실천이 먼저죠"
20일 용산구 한글박물관에서 열린 '청년 공공외교대사 6기 발대식'에 참석한 김진희(20)씨는 "과거사와 관련해 일본의 잘못된 점을 바로잡을 수 있는 실천 방안을 구체적으로 배워 이를 실행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청년 공공외교대사는 일본 정부의 독도·과거사 왜곡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국가기간뉴스통신사 연합뉴스,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가 매년 선발하고 있다.
아주대학교 국어국문학과 2학년에 재학중인 김씨는 일제 시대 독립운동 자금을 대고 만주군관학교 설립에도 기여한 독립운동가 김석규 선생의 증손녀다.
김씨의 증조부는 동학농민운동의 시발점이 된 전라북도 정읍 고부에서 태어나 전 재산을 독립운동 자금에 사용하고 만주로 넘어가 독립운동을 펼쳤다.
그는 "고부에서 집이 부유한 편에 속했는데 증조할아버지가 독립운동을 하신 이후로 가세가 크게 기울었다고 한다"며 "증조할아버지는 일본에서도 독립운동을 하시다 일본군의 탄압으로 '북쪽으로 간다'는 연락을 남기셨고 그게 마지막이었다"고 전했다.
김씨는 "증조할아버지의 행방이 묘연해지자 온 가족이 나서 수소문을 했지만 이미 증조할아버지는 돌아가신 뒤였다고 한다"며 "객사했다는 이야기만 전해 듣고 시신도 고향으로 옮겨오지 못했다"고 담담히 말했다.
독립운동가 후손으로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해 서운하지 않냐 질문에 김씨는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그는 "증조할아버지가 독립운동을 하셨지만 자금 지원 활동을 하셨고 이를 입증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독립유공자로 지정되지는 못하셨다고 한다"며 "그런데도 집안 어른들은 항상 '안 보이는 곳에서 독립운동을 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런 사람을 나라가 어떻게 다 알아주겠느냐'라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다양한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은 그는 현재 사회참여형 비즈니스 동아리 '인액터스'에 참여해 아주대학교병원 소아병동 아이들을 위한 프로젝트에 참여 중이다.
그는 "대학 졸업 후 어떤 곳에 취업하겠다는 생각보다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자'는 큰 꿈을 위해 살고 싶다"고 당차게 말했다.
증조부의 피를 이어받은 김씨는 일본과의 관계에서도 생각보다는 말, 말보다는 실천과 행동을 중요하게 여기는 가슴이 뜨거운 청년이다.
"학교에서 배운 주입식 역사 교육에서 벗어나 일본의 태도가 정말 무엇이 문제인지 제대로 알고 싶어요. 이를 바탕으로 해결 포인트를 찾아 이들의 태도를 바꿔야하지 않을까요"
sujin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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