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중흥건설 선월지구 하수처리 방식 '이견'

입력 2019-02-20 15:01  

순천시-중흥건설 선월지구 하수처리 방식 '이견'
시 "중흥건설이 건설해야" vs 중흥건설 "순천하수처리장과 연계"

(순천=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중흥건설이 개발에 나선 전남 순천시 선월지구 하수처리 방식을 두고 순천시와 중흥건설 측의 입장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사업시행자가 하수처리장을 자체 건설해야 한다는 순천시의 주장에 중흥건설이 사업을 재검토할 조짐까지 보여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20일 순천시에 따르면 중흥건설은 2016년 선월지구 사업시행자로 선정돼 2천638억원을 들여 내년까지 98만2천㎡ 규모의 선월 하이파크 단지 조성에 나서기로 했다.
계획대로라면 중흥건설은 올해 6월 실시설계인가를 거쳐 택지 개발에 들어가야 하지만, 최근 순천시가 5년마다 수립하는 하수도정비기본계획을 정비하면서 문제가 제기됐다.
선월지구의 1일 하수 발생 예상량은 6천t인데 2013년 수립한 하수도정비기본계획에 따라 이 하수는 순천하수처리장으로 보내 처리하게 돼 있다.
그러나 원도심의 주택 개발이 늘고 하수가 늘면서 순천하수처리장의 처리 용량에 한계에 달해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순천시는 순천하수처리장의 하수처리 용량이 13만t인데 현재 유입되는 하수는 11만t으로 85% 수준에 육박해 추가 처리 시설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순천시 관계자는 "선월지구에서 발생하는 하수를 처리하려면 추가 시설이 필요한데 원인자 부담 원칙에 따라 중흥건설이 하수처리시설을 만들어야 한다"며 "선월지구에 자체 하수처리시설을 만들면 재처리수로 건천인 신대천에 물을 흘려보낼 수 있는 등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장점이 많다"고 덧붙였다.
반면, 중흥건설은 하수도정비기본계획에 따라 원래대로 순천하수처리장에서 연계해 처리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또 하수처리장을 건설해야 한다는 순천시의 주장에 사업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중흥건설 관계자는 "선월지구에서 발생하는 하수를 순천하수처리장에 연계 처리를 위해 하수관로도 400mm에서 600mm로 늘려 설치했다"며 "택지개발지구에 하수처리시설이 들어서면 입주민들의 반대가 심해 분양성도 떨어져 결국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선월지구의 하수처리 문제를 두고 순천시와 중흥건설이 이견을 보이면서 신대지구에 이설을 추진 중인 삼산중학교 착공도 미뤄지고 있다.
중흥건설이 삼산중 이설을 논의하면서 선월지구 하수를 순천하수처리장에서 처리하기로 순천시와 협의했다며 공사를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순천시는 내년 3월 개교에 차질이 우려된다며 이설 협약을 이행하지 않으면 제3자를 선정하겠다며 압박하고 나섰다.
선월지구 개발 사업의 승인권자인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은 순천시와 중흥건설을 상대로 중재에 나섰다.
그러나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엇갈려 합의를 볼 수 있을지 미지수다.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양측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 중재에 어려움이 있다"며 "양 측이 한 발씩 양보해서 선월지구 개발 사업이 원만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minu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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