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 외계행성 이어 고리 가진 30억년 된 백색왜성 발견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우주가 광활하고 천문학에 관심을 가진 시민과학자들이 늘어나면서 '아마추어'의 활약도 두드러지고 있다.
전문가들이 놓친 지구 두 배 크기의 희귀 외계행성 'K2-288Bb' 발견에 결정적 도움을 주는가 하면, 카이퍼 벨트의 1㎞급 소천체를 아마추어 장비로 관측해 행성 형성의 '잃어버린 고리'를 확인하는 등 학계에서도 주목하는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에는 태양의 미래가 될 수 있는 '특이한' 백색왜성도 찾아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LSPM J0207+3331'로 명명된 이 백색왜성은 NASA의 '백야드 월드:플래닛 9' 프로젝트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해 적외선 관측자료를 분석해온 독일의 시민과학자 멜리나 테벤노트가 발견했다.
테벤노트는 약 145광년 떨어진 염소자리에서 발견된 이 천체를 처음에는 '갈색왜성'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갈색왜성은 항성보다 작고 행성보다는 큰 낮은 온도의 천체로, 테벤노트가 참여해온 프로젝트에서 찾고자 하는 주요 목표였다. 이 프로젝트는 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의 천체물리학자 마크 쿠흐너가 2년 전부터 진행해 온 것으로, 자원봉사자들이 온라인으로 검색엔진을 통해 광시야 적외선 탐사 위성 '와이즈(WISE)'의 관측자료를 들여다보고 갈색왜성을 비롯한 새로운 천체를 찾는다.
테벤노트가 발견한 천체는 그러나 갈색왜성이라기엔 너무 밝고 멀리 떨어져 있어 백색왜성일 것으로 추정됐으며,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STScI)의 백색왜성 전문가 존 데베스 등의 도움을 얻어 하와이 W.M.켁 관측소의 켁Ⅱ 망원경으로 추가관측을 했다.
그 결과, J0207은 약 30억년 된 백색왜성으로 지금까지 관측된 백색왜성 중에서는 가장 오래되고, 온도도 화씨 1만500도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백색왜성은 태양보다 약간 작거나 수배에 이르는 별이 항성 진화의 마지막 단계에서 표면의 물질을 방출한 뒤 남은 청백색의 별을 지칭한다. 핵융합반응 없이 시간이 흐를수록 온도가 떨어지다가 전혀 빛을 내지 못하는 암체로 생을 마감한다. 앞으로 태양이 겪게 될 미래라는 점에서 이에 관한 자료는 귀중한 가치를 갖는다.
행성형성 모델은 백색왜성이 약 1억년을 전후해 주변에 고리를 갖고있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사라지는 것으로 돼있지만 J0207은 나이가 약 30억년에 달하는데도 고리를 갖고있어 행성형성 모델에 수수께끼를 던지고 있다.
J0207의 나이는 고리를 가진 다른 어떤 백색왜성보다 3배 가까이 많다.
특히 J0207은 고리가 하나 이상일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처럼 복수의 고리를 가진 백색왜성이 발견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런 관측 결과는 국제학술지 '천체물리학저널 회보(Astrophysical Journal Letters)' 최신호에 실렸다.
'백야드 월드:플래닛 9' 프로젝트를 이끄는 쿠흐너는 보도자료를 통해 "태양계에서 갈색행성과 새로운 행성을 찾기위해 프로젝트를 시작했지만 시민과학자들과 함께 일하면서 항상 놀라운 결과로 이어졌다"면서 "이들은 열성적이며, 이제 두 돌 밖에 안 됐지만 1천개 이상의 갈색행성 후보를 찾아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백야드 월드:플래닛 9' 프로젝트의 WISE 관측 자료를 두 배로 늘려 시민과학자들과 함께 새로운 작업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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