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푸엉에게 즉시 활약 기대는 안 해…충분히 시간 주겠다"
(남해=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이번 시즌에는 한 단계 더 높은 곳을 바라봐야죠."
프로축구 K리그1(1부리그) 인천 유나이티드의 별명은 '생존왕'이다.
인천은 2013년 K리그 무대에 승강제가 도입된 이후 2014시즌부터 지난해까지 5시즌 연속 2부리그 강등의 위기를 맞았지만, 시즌 막판 불꽃 투혼을 발휘하며 기어코 1부리그 잔류에 성공해서다.
하지만 '생존왕'이 기분 좋은 별명일 수는 없다.
인천은 2019시즌 개막을 앞두고 당당히 '상위스플릿' 진출을 향한 강한 의지를 드높였다.
에른 안데르센 감독은 20일 경남 남해군 아난티남해리조트에서 취재진과 만나 "올해에는 강등권에서 싸우지 말고 한 단계 더 높은 곳을 바라봐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인천은 새 시즌 개막을 앞두고 태국 원정 1차 전지훈련에 이어 경남 남해에서 2차 전지훈련을 펼쳐왔다.
안데르센 감독은 새로 영입한 베트남 대표팀 출신의 공격수 콩푸엉에 대해선 "시즌 초반 큰 활약을 기대하지 않는다. 충분히 시간을 주겠다"는 배려심을 보여줬다.
다음은 안데르센 감독과 일문일답.
-- 태국, 남해로 이어진 전지훈련을 평가한다면.
▲ 태국 치앙마이에서는 기초 체력 훈련에 집중하면서 이번 시즌 가동할 전술의 큰 그림을 그렸다. 이후 남해로 이동해 부분 전술을 가다듬는 데 집중했다. K리그 리그 개막도 얼마 남지 않았고, 모든 준비를 끝냈다.
-- 콩푸엉을 비롯해 문창진 등 선수 영입도 많았는데.
▲ 긍정적이다. 영입한 선수 가운데 이재성과 김근환이 훈련 도중 다쳐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지만, 나머지 선수들의 훈련 성과는 좋다. 여기에 기존 선수들도 컨디션이 많이 올라왔다. 긴 시즌을 치르는 동안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는 많은 모든 선수의 몸 상태를 잘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 인천에는 '잔류왕', '생존왕'이라는 별명이 붙어있는데.
▲ 인천은 강등권에서 싸우지 말고 한 단계 더 높은 곳을 바라봐야 한다. 아직 개막전이라 예상하기 쉽지 않지만 이제 상위스플릿에서 경쟁하고 싶다. 지난 시즌 10승을 했는데 올해는 더 많은 승수를 따내야 한다.
-- 이천수 전력강화실장이 팀에 도움을 많이 주고 있나.
▲ 이천수 실장과 함께 일을 하게 된 게 기쁘다. 이 실장이 오고 나서 팀에 큰 도움이 되고 있고, 팀 운영과 관련해 많은 소통을 하고 있다. 이 실장은 태국~남해로 이어지는 전지훈련 기간에 팀과 함께했고, 최근에 인천으로 돌아갔다. 개인적으로 해외 무대에서 많이 활동했고, 이 실장 역시 다양한 선수 경험을 해온 터라 공감되는 부분이 많고, 생각도 비슷하다.
-- 인천은 그동안 '선수비 후역습'의 전술을 가동했다. 이번 시즌에 달라지는 점이 있나.
▲ 지난해 인천에 부임했을 때 수비에 큰 문제가 있었다. 선수들의 수비 전술 이해도 역시 낮았다. 그래서 부임하자마자 수비 전술에 공을 많이 들였고, 시즌 막판 수비가 살아나면서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
이번 시즌에는 지난 시즌 말미에 보여줬던 모습을 초반부터 살려 나가야 한다. 공격 축구를 추구하면서 수비 밸런스도 맞추는 게 중요하다.
-- 콩푸엉과 함께 훈련한 소감은.
▲ 지난해부터 스테판 무고사를 받쳐줄 스트라이커를 찾아왔다. 무고사가 빠지면 공격에 큰 공백이 생기는 만큼 백업 공격자원 영입에 신경을 썼지만 넉넉지 않은 예산 때문에 '가성비'를 따져야 해서 고민이 많았다.
그런 가운데 올해 아시안컵에서 베트남 대표팀의 공격수 콩푸엉의 활약을 눈여겨봤고, 비싸지 않은 돈으로 데려올 수 있었다.
콩푸엉은 팀에 합류한 지 3~4일밖에 되지 않았고, 앞서 2주 이상 훈련을 하지 못해 아직은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선수에게는 절대 부담을 가지지 말라고 얘기하고 있다.
솔직히 시즌 초반에는 콩푸엉에게 큰 활약을 기대하지는 않는다. 콩푸엉에게도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컨디션을 끌어올려라"라고 주문했다. K리그 적응을 위해 충분히 시간을 줄 생각이다.
-- 북한 대표팀 사령탑을 맡았던 감독으로 이번 아시안컵에서 보여준 북한의 모습을 평가한다면.
▲ 내가 떠나기 전까지는 한국, 중국, 일본과 맞붙어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 전력을 유지했는데 너무 달라졌다. 내가 맡을 당시 보지 못했던 선수도 많았고, 코칭스태프도 모두 바뀌었다. 내가 떠나고 나서 어떤 일이 북한 대표팀에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팀이 이 정도까지 추락했다는 게 솔직히 놀랍고 안타까웠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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