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m 크레인·1천ℓ수조로 표현하는 하이든 '천지창조'

입력 2019-02-20 17:40   수정 2019-02-20 18:03

9m 크레인·1천ℓ수조로 표현하는 하이든 '천지창조'
아트센터 인천 개관작…임선혜 "모험심에 매료"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스페인 비주얼 아트그룹 '라 푸라 델스 바우스'가 제작한 하이든의 오라토리오 '천지창조'에 참여하기로 한 소프라노 임선혜는 리허설 전 '기괴한' 이메일을 한 통 받았다.
"고소공포증이 있습니까?"와 "잠수가 가능합니까?"란 질문이 담긴 이메일이었다.
임선혜는 20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성악가에게는 굉장히 황당한 질문이었다"며 웃음 지었다.
그러나 모험과 도전에 적극적인 임선혜의 답변은 "오케이"였다. "나는 새로운 시도에 흥미가 있고 심지어 재밌어하는 사람이다. 이 같은 연출에 대해 나를 설득시킬 수 있다면 작품에 부합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답변으로 이 실험적인 극에 참여를 결정했다.



다음 달 1~2일 '아트센터 인천' 개관작으로 선보여지는 '라 푸라 델스 바우스'는 클래식 공연장에서 보기 어려운 독창적 무대 연출이 넘쳐난다.
2017년 3월부터 독일 함부르크 엘프필하모니홀, 프랑스 필하모니 드 파리, 대만 가오슝 아트센터 등 세계 주요 극장의 개관작으로 선정됐던 작품이다.
천지가 만들어지는 7일간의 과정을 음악으로 묘사한 하이든 작품을 시각 예술과 최첨단 기술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성악가들은 9m짜리 크레인의 와이어에 매달리고 1천ℓ가 넘는 수조에 들어가 노래한다. 어둠에서 빛이 창조되는 과정은 거대한 풍선 36개로 구현된다.
2017년 독일에서도 이 작품에 참여한 바 있는 임선혜는 "기계 장치들을 처음 보고서는 겁에 질리기도 했지만, 제작진들의 어린이 같은 모험심에 바로 매료당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시도를 통해 구현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명확했다"며 "수조 장면은 아담과 이브가 자궁 속 양수에서 놀다가 세상으로 나오는 장면을 의미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하이든의 '천지창조'는 세 천사가 등장해 신이 천지를 창조하는 6일 동안의 과정을 노래하는 1부와 2부, 에덴동산에서 살았던 아담과 이브가 등장해 이야기를 끌어가는 3부로 구성된다.
이번 프로덕션에서는 난민 문제와 같이 현대 인류가 맞닥뜨리고 있는 현실 문제도 담아내고 있다.
본래 오라토리오는 '종교적 극음악'을 뜻하는 장르로, 줄거리와 등장인물은 있지만 오페라와 같은 무대와 연출은 없다.
최근 이 같은 오라토리오에 무대 연출을 입히는 시도가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데, 이 중에서도 '라 푸라 델스 바우스' 버전은 혁신적이고 독창적인 것으로 손꼽힌다.
임선혜는 "이미지화를 통해 그냥 읽고 지나갈 수 있는 대본이나 자막이 더 의미를 지니게 된다"고 설명했다.
'라 푸라 델스 바우스'를 이끄는 연출가 카를루스 파드리사는 "우주와 생명 창조에 관한 철학적·과학적 상상력을 그리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박지연 아트센터 인천 공연기획팀장은 "공연장의 탄생과 창조의 가치를 담기에 적합한 공연"이라며 "일정 부분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시민들에게 질 높은 공연을 선사하고자 이 작품을 개관작으로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sj997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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