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팟츠 등 단신 외국인 영향…'트렌드 변화'도 원인
(서울=연합뉴스) 박재현 기자 = 오늘날 미국프로농구(NBA)는 '3점 슛 전성시대'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3점 슛 스페셜리스트'인 스테픈 커리를 앞세워 '왕조'를 구축했고, 올스타전 전야제에서는 덩크 콘테스트보다 3점 슛 콘테스트가 인기를 끈다.
최근 한국 프로농구에도 '3점 슛 전성시대'가 찾아왔다.
2010년 이후 줄곧 20개 미만에 머물던 경기당 팀 평균 3점 슛 시도는 지난 시즌 21.3개로 증가한 데 이어 이번 시즌 23.5개까지 늘었다.
성공 개수 또한 꾸준히 늘어 지난해 경기당 7.1개에서 올해 7.7개가 됐다.
지난해 11월 6일 치러진 서울 삼성과 안양 KGC인삼공사의 경기에서는 양 팀 합쳐 30개의 3점 슛이 터지기도 했다.
한 경기에서 30개 이상의 3점 슛이 나온 것은 2006년 이후 12년 만이다.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단신 외국인 선수들이다.
외국인 선수 신장 제한(장신 200㎝·단신 186㎝ 이하)이 도입된 이후 리그에는 3점 슛에 강점을 가진 외국인 가드들이 늘어났다.
원주 DB의 마커스 포스터가 대표적이다.
포스터는 이번 시즌 경기당 평균 9개의 3점 슛을 던져 3개를 넣고 있다. 시도와 성공 모두 역대 1위(20경기 이상 출전 선수 기준)다.
인천 전자랜드의 기디 팟츠도 경기당 평균 2.4개의 3점 슛을 넣으며 꾸준한 외곽포를 선보이고 있다.
1월 고양 오리온에 합류한 조쉬 에코이언 또한 데뷔전에서 5개의 3점 슛을 터뜨리며 자신이 '3점 슛 스페셜리스트'임을 팬들에게 각인시켰다.
3점 슛이 증가한 원인에 대해 오리온의 추일승 감독은 "단신 외국인 선수 중 슛이 장점인 선수가 많다 보니 팀마다 외곽 비중이 늘어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우리 팀도 에코이언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3점 슛 시도를 늘렸다"고 밝혔다.
서울 SK의 문경은 감독 또한 늘어난 3점 슛의 이유를 "186㎝ 이하의 외국인 선수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원주 DB의 이상범 감독은 '농구 흐름의 변화'가 3점 슛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요즘 농구는 찬스가 나면 속공 상황에서도 3점을 던지는 흐름"이라며 "우리 팀은 국내 선수에게도 기회가 생기면 자유롭게 슛을 던지라고 강조한다"고 밝혔다.
인삼공사의 김승기 감독도 "빠른 공격 농구를 지향한다"며 "선수들에게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슛을 던지라고 장려한다"고 말했다.
최연길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감독들의 생각이 바뀌고 있다"며 "수비 농구를 선호하던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도 빠른 템포의 농구를 시도하고 있고, 오리온이나 KGC인삼공사도 공격 중심의 농구를 구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우승한 SK의 농구도 빅맨 위주가 아닌 3점과 속공 위주였다"며 "새로운 농구가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리그의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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