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해양 인수 문제 겹치며 교섭 장기화에 부담감 커진 듯
(울산=연합뉴스) 김근주 기자 = 현대중공업 노사의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상이 1차 부결과 투표 연기 등 우여곡절 끝에 근소한 차이로 20일 타결됐다.
해마다 반복되는 장기간 교섭을 되풀이할 수 없다는 조합원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날 임단협 2차 잠정합의안 투표 결과, 50.9% 찬성으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 상견례 이후 9개월여 만에 근소한 득표율로 턱걸이 타결된 것이다.
이번 임단협 교섭은 유난히 다사다난했다.
노사는 지난해 12월 27일 최초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으나 노조 활동과 관련한 문구 때문에 노조 내부에서 논란이 일자 수정·삭제 논의를 하느라 시간을 보내다가 지난달 7일에서야 논란을 마무리 지었다.
바로 투표 날짜를 잡을 것 같았지만 이번에는 노조의 '4사 1노조' 체제에 발목이 잡혔다.
현대중공업과 분할 3사(일렉트릭·건설기계·지주)는 회사는 분리됐으나 노조는 하나를 유지하고 있어 모든 사업장에서 잠정합의안 이뤄져야 투표를 하는데 일렉트릭에서 해고자 복직 문제 때문에 잠정합의안이 나오지 않은 것이다.
그러다가 모든 사업장이 겨우 잠정합의안을 도출하고 지난달 25일 찬반투표를 했으나 조합원들은 부결을 선택했다.
노사는 기본급 동결 때문에 부결된 것으로 보고 나흘 만에 기본급을 인상한 2차 잠정합의안을 전격적으로 마련하고 지난달 31일 투표하려 했으나 투표일을 하루 앞두고 대우조선 인수설이 터져 나오면서 투표가 연기됐다.
노조는 대우조선 인수 대응 방안 마련 등을 논의하느라 투표 일정을 잡지 못해 내부 반발에 부딪히자 20일 임단협 잠정합의안과 대우조선 인수반대 파업 찬반투표를 동시하기로 결정했다.
조합원들이 이날 2차 잠정투표에서 가결을 선택한 것은 부결될 경우 임단협 교섭이 대우조선 인수반대 투쟁과 연결돼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 회사 조합원들은 이미 올해로 3년째 연내 교섭 타결에 실패하면서 피로도가 쌓였다.
특히, 2016년과 2017년 2년 치 임단협을 지난해 2월에서야 한꺼번에 가결하기도 했다.
노조 관계자는 "이번 찬반투표는 잠정합의안을 부결시켜 재교섭을 통한 대우조선 인수반대 파업투쟁을 이어가자는 의견과 임단협을 마무리하고 2019년 투쟁에서 인수 반대 투쟁을 이어가자는 현장 여론이 있었는데 조합원들은 후자를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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