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 정부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이동통신 장비 사용에 따른 보안 위협을 관리할 수 있으며, 화웨이 장비가 악의적 스파이 행위에 사용됐다는 증거는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시아란 마틴 영국 국립사이버보안센터(NCSC) 센터장은 이날 브뤼셀에서 열린 사이버안보 콘퍼런스에 참석해서 이같이 밝혔다.
도·감청 전문 정보기관인 정부통신본부(GCHQ) 내 조직인 NCSC는 사이버보안에 관한 범국가 차원의 지휘·통솔을 맡은 기구다.
마틴 센터장은 영국이 아직 5G 국가 네트워크와 관련한 안보 정책을 결정하지 않았으며, 기존에 사용된 화웨이 장비에 대한 구체적이고 엄격한 관리 감독을 실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이 화웨이 장비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악용되는지에 관한 증거를 제시했는지를 묻자 그는 "만약 화웨이의 악의적인 행위에 대한 증거가 있다면 나는 이를 보고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아직 그렇게 할 필요가 없었다"고 답변했다.
[탐구생활] 화웨이, 어떤 회사길래...3분에 정리해드림 / 연합뉴스 (Yonhapnews)
미국 정부는 화웨이와 중국 공산당의 유착관계를 의심하며, 화웨이가 자사 장비에 백도어(인증 없이 전산망에 침투해 정보를 빼돌릴 장치)를 몰래 만들어 나중에 중국 정부의 지령에 따라 기밀을 훔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마틴 센터장은 화웨이 장비가 분명 사이버 안보와 관련한 문제를 갖고 있지만 스파이 행위와 관련됐다는 점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영국 정부는 지난해 7월 화웨이 장비가 영국의 이동통신 네트워크에 새 안보 리스크를 노출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내놨다.
이에 대해 마틴 센터장은 "그때도 그랬고 오늘도 다시 말하지만 이는 기술 및 공급망과 관련한 사이버 안보의 기준에 관한 문제"라며 "이것이 중국의 적대적 행위를 뜻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마틴 센터장은 화웨이가 사이버 안보 관련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수년이 걸릴 수도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계속 개선 여부를 지켜볼 것이며, 문제가 개선됐다는 명확한 증거가 있기 전까지는 이를 해결했다고 선언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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