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입로 막혀 초기 진화 실패…화학물질이 불 키워"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의 구도심에서 20일 밤 대형 화재가 발생, 56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AFP통신 등 외신과 다카트리뷴 등 현지 매체가 21일 보도했다.
화재는 초크바자르 지역에서 발생해 최소 5동 이상의 건물로 번졌다. 소방차 200여대가 투입됐음에도 21일 오전까지 불길이 계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불이 난 건물은 아파트지만 일부 건물에는 화학물질과 플라스틱 등 가연성 물질이 보관된 상태라 화재 규모가 커졌다.
사망자는 애초 10여명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불길이 잡히지 않으면서 사상자도 급격히 늘었다. 부상자 수도 45명 이상이라고 병원 관계자는 전했다.
사상자가 늘어난 것은 주변 진입로가 사실상 막힌 탓에 소방차가 화재 초기에 현장으로 진입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불이 난 건물들은 벽을 맞대고 다닥다닥 붙어 있어 주변 길이 매우 좁은 데다 그나마 여유 있는 진입 공간은 차량 등으로 들어차 있었다. 이 때문에 주민이 쉽게 탈출하지 못해 큰 피해를 보았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알리 아메드 소방청장은 "화재는 한 건물에서 발생했지만, 근처 화학물질로 옮겨붙으면서 빠르게 번졌다"며 "수색 작업이 진행 중이며 사상자 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화재는 건물에 비치된 가스통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알리 서장은 덧붙였다.
방글라데시는 건물 안전 환경이 열악한 것으로 유명하다. 상당수 건물이 낡은 데다 화재 예방 등 안전 규정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에도 다카 구도심 화학 제품 창고에서 불이나 12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2013년 4월 다카 인근 사바르 시에서는 8층 규모의 라나플라자 의류공장 건물이 붕괴해 1천100여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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