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전용열차로 하노이 가나…북중접경 이상 징후 없어

입력 2019-02-21 10:56   수정 2019-02-24 14:32

김정은 전용열차로 하노이 가나…북중접경 이상 징후 없어
24일까지 중롄호텔 예약 가능…중국 철도 혼잡한 시기도 영향
김정은 결단 시 특별열차 갑작스러운 단둥 통과도 배제 못 해


(베이징·선양=연합뉴스) 심재훈 김윤구 김진방 차병섭 특파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베트남에 가기 위해 전용 열차를 이용할 것이라는 보도가 간헐적으로 나오고 있지만, 북·중 접경에는 아직 이상 징후가 포착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관례로 볼 때 김정은 위원장의 이동 직전에야 북·중 접경 통제가 급하게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갑작스레 중국 단둥(丹東)으로 전용 열차가 넘어올 가능성도 있다는 해석도 있다.
21일 대북 소식통 등에 따르면 중국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잇는 중조우의교가 훤히 내다보이는 중롄호텔은 오는 24일까지 예약이 가능한 상황이다.
북한 최고 지도자가 열차 편으로 중국을 방문할 경우 이 호텔은 투숙 예약을 받지 않고, 베트남까지 이동시간을 고려하면 24일 이전에 열차가 출발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까지는 김 위원장의 전용 열차와 관련해서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거로 보인다.
한 소식통은 "현재까지 김정은 위원장의 전용 열차를 통한 베트남 방문과 관련해서는 이상 징후가 포착된 게 없다"고 말했다.
평양에서 북미 2차 정상회담이 열리는 하노이까지는 직선거리로만 2천7백㎞에 달한다. 김정은 위원장의 전용 열차로는 사흘 가까이 걸리는 반면 전용기로는 3시간 반이면 도착할 수 있다.

더구나 오는 25일부터 김정은 위원장이 베트남을 국빈 방문한다는 보도도 있어 이 일정이 사실이라면 김 위원장은 전용 열차 이용 시 이번 주말에는 하노이로 출발해야 하는 셈이다.
아울러 중국 측 철도 사정 또한 녹록지 않다.
김 위원장 전용 열차가 통과하는 노선의 경우 전면 통제 상황에 들어가기 때문에 대규모 연착과 취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평양~베이징 구간의 경우 정기 노선이 개설돼 있고 비교적 길지 않은 구간이라 감당이 가능하지만, 베트남을 가기 위해 광저우까지 내려갈 경우 중국인들의 불만이 쏟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소식통은 "중국은 2월에 춘제(春節·중국의 설)가 겹쳐 있어 거의 한 달 동안 철도가 가장 붐비는 시기"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김정은 전용 열차가 중국을 관통해 베트남으로 가는 것을 그대로 수용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런데도 김정은 위원장이 할아버지인 고 김일성 주석의 전례와 안전 등을 고려해 전용 열차로 가겠다고 고집하면 여전히 가능성은 남아 있다.
고 김일성 주석은 1958년과 1964년 두 차례의 베트남 방문 당시 평양에서 열차를 타고 중국 베이징(北京)까지 이동한 뒤 베이징에서 중국 항공기를 빌려 타고 광저우(廣州)에 들렀다가 다시 하늘길을 통해 하노이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김정은 위원장도 이번 하노이 방문 시 열차와 비행기를 번갈아 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일본 매체들은 북한 선발대가 베트남과 중국의 국경 지대인 랑선성의 동당역을 둘러본 뒤 베트남 당국자들과 함께 중국 국경 도시 핑샹으로 향했다고 보도했다.

president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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