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불법폐기물 120만t 3년내 처리…재활용 늘려 발생 줄인다(종합)

입력 2019-02-21 11:56   수정 2019-02-21 14:43

전국 불법폐기물 120만t 3년내 처리…재활용 늘려 발생 줄인다(종합)
폐플라스틱 수출 때 신고제→허가제 전환…불법 수출 차단
'책임자 최우선 처리' 원칙…국가폐기물 종합감시 시스템 구축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전국의 불법 폐기물이 120만t을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책임 소재를 추적해 2022년까지 이를 모두 처리하고 감시 시스템을 대폭 강화해 최근 논란이 된 폐기물 불법 수출 같은 사태를 방지하기로 했다.
21일 환경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69차 국정현안조정점검회의에서 '불법폐기물 관리 강화 대책'을 논의하고 이런 방침을 정했다.
환경부 전수 조사 결과 전국에 방치폐기물 83만9천t, 불법투기 폐기물 33만t, 불법수출 폐기물 3만4천t 등 총 120만3천t의 불법폐기물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치폐기물은 조업중단이나 허가취소로 폐기물 처리업체 내에 적체된 폐기물이다. 불법투기 폐기물은 처리업체가 임야나 임대부지에 무단 투기한 것, 불법수출 폐기물은 불법수출 후 국내로 재반입했거나 수출 목적으로 수출업체 등에 적체된 것이다.
이 중 폐비닐 등 가연성 폐기물이 52.8%(63만6천t), 건설폐기물 등 불연성 폐기물이 47.2%(56만7천t)였다.
경북 의성의 한 재활용업체는 허용 보관량의 80배에 달하는 폐기물을 방치했다가 적발됐다.
정부는 '책임자 최우선 처리 원칙' 하에 불법투기 폐기물은 책임소재를 끝까지 추적해 2022년까지 모든 불법폐기물을 처리하기로 했다.
올해는 방치폐기물 46만2천t, 불법수출 폐기물 3만4천t 등 40%(49만6천t)를 우선 처리한다.
방치폐기물 중 책임자 파산 등으로 처리가 어렵거나 주변 주민의 환경 피해가 우려되는 경우는 행정대집행으로 처리하되 그 비용은 최대한 줄일 방침이다.
단순 소각보다는 최대한 선별해 재활용하는 등 오염과 비용을 줄이고 지방자치단체별 처리 실적을 반기별로 공표하기로 했다.
책임자가 불명확한 불법투기 폐기물은 기획수사 등으로 끝까지 책임소재를 밝혀낼 방침이다.
환경부는 불법투기 폐기물 33만t 중 28만4천t은 책임자를 파악할 수 있다고 보고 내달 중 일제 조치 명령을 내릴 계획이다.




새로운 불법 폐기물 발생을 막는 정책도 함께 마련했다.
재활용 수요부터 늘리기로 했다. 시멘트업계와 협의해 시멘트 소성로 보조 연료로 폐비닐을 사용하도록 하고, 배수로 등 폐비닐을 쓰는 재활용 제품은 지자체 등 공공수요를 확대할 계획이다.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한 고형연료(SRF) 사용시설에는 품질검사를 일부 완화해 이용을 촉진한다.
폐기물 공공처리시설 확충, 처리시설 인근 주민 지원 확대 등 '공공처리 확대 방안'은 올해 상반기 중 내놓는다.
폐기물 인수인계 시스템인 '올바로시스템'의 감시 기능을 강화한 버전인 '국가 폐기물 종합감시 시스템'을 구축해 폐기물 허용 보관량을 초과한 재활용업체에는 추가 반입 자체를 막는다.
소규모 인테리어 공사 등에서 나오는 공사장생활폐기물은 지금까지 민간이 상당 부분 처리해왔으나 앞으로는 관리 책임이 있는 지자체의 관리 감독을 강화한다. 지자체의 불법 투기 신고 포상금제 운용도 확대한다.
다만 현실적으로 지자체 담당 인력이 부족한 점 등은 환경부와 행정안전부가 협의해 보완해나가기로 했다.
나아가 폐기물관리법과 환경범죄가중처벌법 등 관련 법령을 개선해 불법 행위를 원천 차단할 계획이다.
처리 조치 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제삼자에게 권리·의무를 넘길 수 없도록 해 불법 수익을 챙긴 뒤 사업을 양도하는 행위의 싹을 자른다.
처리업체 부도 등에 대비해 업체가 납부하는 처리 이행보증금을 올리는 방안도 검토한다. 법규를 수차례 위반하는 업체에는 이행보증금을 할증 적용한다.
폐플라스틱 수출은 현행 신고제에서 상대국 동의가 필요한 허가제로 바꾸고 환경부와 관세청이 합동으로 수출 폐기물을 검사한다. 최근 이물질을 혼합한 불법폐기물을 폐플라스틱으로 속여 필리핀으로 수출하려다 무산된 사례 같은 불법 수출을 막기 위한 조치다.
송형근 환경부 자연환경정책실장은 "폐기물은 물질 재활용, 에너지 재활용, 잔재물 소각 등 3가지 방향으로 흘러가는데 지금은 모든 길이 어느 정도 막힌 상황"이라며 "흐름을 뚫어주는 대책을 마련해 불법폐기물 발생을 줄이겠다"고 말했다.

j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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