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전체 가계소득은 늘었지만, 소득 양극화는 여전히 심각하다. 통계청이 21일 발표한 '2018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60만6천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늘었다. 소득 최하위 20%(1분위) 가구 월평균 명목소득(2인 이상 가구)은 123만8천원으로 17.7% 줄었고, 최상위 20%(5분위) 가구 명목소득은 932만4천원으로 10.4% 증가했다. 두 계층 가구의 월평균 명목소득의 감소율과 증가율은 4분기 기준으로는 2003년 통계작성 이후 각각 최고치다. 5분위 가구의 소득을 1분위 가구 소득으로 나누어 계산하는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도 5.47로, 4분기 기준으로 역시 가장 높았다. 5분위 배율은 역대 최악이던 지난해 1분기(5.95)나 3분기(5.52)보다는 나아졌지만, 그렇다고 개선됐다고는 평가할 수 없는 수치다.
전체 가계소득이 늘어난 것은 다행이다. 하지만 가계소득 양극화가 여전한 것은 '함께 잘사는' 포용국가 실현을 내세운 문재인 정부로서는 뼈아픈 지점이다.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차상위 계층인 2분위(-4.8%)까지는 줄었고, 3분위(1.8%)는 크게 변동이 없다가 4분위(4.8%)부터 유의미하게 늘었다. 성장의 결실이 하위 가구보다는 상위 가구의 몫으로 더 많이 흘러갔다는 의미다. 하위 가구 쪽으로 갈수록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은 큰 폭으로 줄었고, 이런 소득감소를 정부 이전소득으로 채워 5분위 배율이 그나마 조금이라도 나아진 것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작년 4분기 소득분배가 역대 최악이라는 통계가 나오자 긴급 관계 장관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무거운 책임을 느끼고 심기일전해 분배 개선에 매진하기로 했다고 한다. 하지만 심기일전하는 것만으로는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 분배 개선을 더디게 하는 원인을 진단하고 장단기 전략을 마련해 정확한 길을 찾아가야 한다. 그래서 국민들에게 결과로 보여줘야 한다.
작년 4분기 소득 격차의 주원인은 1분위 가구 근로소득이 36.8%나 줄어든 데 있다. 이 계층의 취업가구원 수도 0.81명에서 0.64명으로 뚝 떨어졌다. 고용 한파가 자영업자나 고용 취약계층이 몰려있는 1분위 가구 고용에 직격탄이 됐고, 취업가구원 수가 줄어드니 가구 근로소득도 줄어든 모양새다. 계층별 소득 양극화를 줄이려면 하위 가구 소득을 높여주는 길밖에 없다.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하위 가구 구성원의 임금소득이나 사업소득을 높여야 한다.
그러려면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정책을 꾸준히 찾아내는 데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이론이나 이념적 논쟁을 지양하고 실효성을 앞세우는 것이 우선이다. 또 하나는 정부가 현금성 수당 등으로 이전소득을 높여주는 것이다. 하위 계층 가구원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것이 먼저지만 그것이 당장 여의치 않으면 재분배를 통해서라도 격차를 해소해야 한다. 분배 개선의 시발점은 일자리고, 일자리를 만들려면 기업 투자를 유도해야 한다. 경제체질을 바꾸기 위한 구조개혁 노력도 병행해야 하는 것은 두말이 필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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