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 된 간편식, 육류 넘어 연어·참치 수산물로 영토확장

입력 2019-02-24 06:05  

대세 된 간편식, 육류 넘어 연어·참치 수산물로 영토확장
젊은층 선호에 노르웨이산 연어 수입 급증…메뉴도 다양해져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쌀·닭고기를 넘어 이제는 수산물로'.
식품업계의 올해 최대 화두인 가정간편식(HMR)의 메뉴가 육류를 넘어 연어, 참치 요리로 다양해지고 있다.



◇ 수산물에 눈 돌리는 소비자들…선두주자는 연어
24일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와 식품업계 등에 따르면 2017년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수산물 섭취량은 58.4㎏으로 50.2㎏인 일본을 제치고 전 세계 국가 가운데 1위에 올랐다.
우리나라 국민이 가장 즐기는 수산물은 노르웨이산 수산물 수입을 기준으로 봤을 때 고등어가 1위를 차지했고, 2위는 연어였다.
고등어와 달리 거의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연어는 우리 식탁에 비교적 뒤늦게 입성했다. 그러나 빠르게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았고, 식품업계는 이에 부응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수입량을 확대해 나갔다.
1997년 2천t가량에 그쳤던 국내 연어 수입량은 2010년 약 1만t으로 성장했고, 2011년 이후 매년 급증해 지난해에는 3만7천400t에 이르렀다. 전년보다 수입량이 26.2%나 증가하며 처음으로 3만t 고지에 오른 것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국내 연어 시장은 식습관의 서구화와 웰빙 트렌드의 확산으로 1990년대부터 일식집이나 고급 레스토랑을 중심으로 소비됐다"며 "그러다가 2000년대 패밀리레스토랑 등에서 소비가 본격화됐고, 2011년 이후에는 일본 후쿠시마 방사능 사태 등으로 원양 수산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수입량이 크게 늘었다"고 분석했다.
특히 연어는 수산물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20∼30대 가운데에서도 선호도가 높아 소비 저변을 넓힐 수 있는 '열쇠'로 꼽히고 있다는 설명이다.



◇ 연어 물량·설비 확보에 팔 걷어붙인 식품업계
식품업계는 저마다 안정적인 연어 물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힘을 쏟고 있다.
수산업계 '큰손' 동원산업은 2012년부터 국내 연어 시장 성장을 예상해 구매 경쟁력 확보에 공을 들여왔다.
해외 최대 연어 공급업체와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한편, 연어 수입항인 부산에 가공 공장을 세워 B2B(기업 간 거래) 가공부터 B2C(기업ㆍ소비자간 거래) 완제품까지 생산하는 인프라를 구축한 것이다.
동원산업의 지난해 연어 수입량은 약 7천t으로 전체 시장의 19% 규모다. 이는 2017년보다 무려 81% 늘어난 양이다.
동원산업은 "수산업에서 오랜 경력과 기술 노하우로 '동원연어' 브랜드가 알려지면서 연어 구매 경쟁력도 올라가는 선순환이 발생했다"며 "연어 수입량 증가와 맞물려 관련 사업 매출 역시 35%가량 늘었고, B2C 제품 판매 매출도 약 40%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푸드는 2010년 연어 수입·유통을 시작했다. 최근 3년간 수입량이 2016년 1천233t, 2017년 1천536t, 지난해 1천659t 등으로 급증 추세다.
신세계푸드는 연어 사업을 확대해 2023년까지 1천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지난해에는 냉장 연어의 신선도를 유지하고자 경기 이천 공장에 친환경 살균 소독수인 '미산성차아염소산수'를 사용한 자동 세척·공정을 도입해 해썹(HACCP) 인증을 받았다.
신세계푸드는 "다양한 원물의 조리 방법에 맞춰 제품을 제공할 수 있도록 가공 방법도 기존 10종에서 20종으로 늘렸다"며 "지난해 300억원 수준이던 연어 매출액을 올해 400억원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2021년까지 연어 가공 설비를 추가 설치, 연어 출고량을 현재 일평균 3t에서 5t으로 늘릴 계획이다.

◇ 고지를 선점하라…수산물 간편식 제품 '봇물'
이 같은 한국 소비자의 '수산물 사랑'에 식품업계의 간편식 선호 트렌드가 접목되면서 식품업계의 수산물 간편식 제품 개발이 새로운 동력을 확보했다.
특히 밥류와 닭고기 등 육류 제품 위주였던 간편식 제품의 저변이 빠르게 수산물 쪽으로 넓어지고 있다.


동원산업은 '동원 에어익스프레스 훈제연어' 등 곧바로 먹거나 간단한 조리를 거쳐 먹는 간편식 형태의 연어 제품 20여종을 갖췄다. 지난해 관련 매출은 전년도보다 40%나 성장했다.
수산물 간편식도 전통적인 회, 훈제, 캔을 넘어 다양해지는 추세다.
동원산업 관계자는 "앞으로 시장이 성숙하면 자연산 연어구이 시장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이에 대비해 2014년 알래스카 연어회사 '실버베이 씨푸드'에 지분 투자를 해 대비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샐러드·파스타·스테이크용 등 다채로운 연어 간편식 10종을 출시했다.
이 가운데 노르웨이 수산기업 '리로이'와 공동개발한 '보노보노 연어 스테이크' 4종은 온라인 쇼핑 사이트에서 매월 2만개 이상 팔리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베키아에누보'와 '데블스도어' 등 외식 매장에서도 연어를 활용한 파스타와 피자 등의 메뉴를 판매 중"이라며 "B2B용 제품으로 초밥용·구이용 연어를 개발하고,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샐러드·도시락·1인용 초밥 등의 간편식을 내놓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CJ제일제당은 2017년 수년간의 연구개발을 거쳐 사과 추출물을 활용해 비린내를 잡은 수산 캔 브랜드 '계절어보'를 내놨다. 이를 통해 지난해 말까지 매운 꽁치, 마요 연어, 황태구이, 간장 꽁치, 직화 골뱅이 등 총 11종의 제품이 시장에 등장했다.
CJ제일제당은 "앞으로도 먹기 쉽고, 요리하기 쉽고, 보관하기 쉬운 브랜드 콘셉트에 맞춰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겠다"고 말했다.
ts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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