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영산강 5개 보 처리 방안…백제보·승촌보는 상시 개방
"안전성·경제성 종합 판단"…일부 주민 "농업용수 부족" 반발
한강·낙동강 11개 보 처리 방안 연내 발표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김지헌 기자 = 4대강의 자연성 회복 방안을 추진해온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이하 기획위원회)가 22일 금강과 영산강의 5개 보 가운데 세종보와 죽산보를 해체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공주보는 부분 해체, 백제보와 승촌보는 상시 개방이 합리적이라는 게 기획위원회의 결론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 4대강 사업으로 건설한 16개 보에 대해 처음으로 나온 처리 방안이다. 일부 지역 주민은 농업용수 부족 등을 제기하며 보 해체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기획위원회는 이날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브리핑을 열어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금강과 영산강 5개 보 처리 방안을 발표했다.
기획위는 경제성, 수질·생태, 이수·치수, 지역 인식, 보 안전성 등의 지표 분석을 토대로 보 처리 방안을 마련했다.
기획위는 금강 수계 세종보에 대해 "보 구조물 해체 비용보다 수질·생태 개선, 유지·관리 비용의 절감 등 편익이 매우 크므로 보를 해체하는 게 합리적인 처리 방안"이라고 밝혔다.
또 "과거 농작물 재배 지역이 도시 지역으로 편입되면서 보 영향 범위 내 농업용 양수장이 운영되고 있지 않고 보가 없더라도 용수 이용 곤란 등 지역 물 이용에 어려움이 생길 우려는 크지 않다"며 "반면, 수질·생태는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기획위는 영산강 수계 죽산보에 대해서도 "보 설치 전 죽산보 구간의 환경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보 해체시 수질과 생태 개선, 유지·관리 비용의 절감 등으로 인한 편익이 보 해체시 제반 비용을 상회하는 것으로 평가됐다"며 해체 방안을 제시했다.
보 해체는 가동보, 고정보, 부대시설 등 보 구조물을 철거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명박 정부 시절 건설한 16개 보 가운데 처음으로 세종보와 죽산보가 해체로 가닥이 잡힌 것이다.
기획위는 금강 공주보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보를 해체하는 방안이 합리적"이라면서도 "보 상부 공도교의 차량 통행량을 감안해 공도교 유지 등 지역 주민의 교통권을 보장하면서도 물흐름을 개선할 수 있도록 보 기능 관련 구조물을 부분적으로 해체하는 방안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이는 공주보 상부에 지어진 교량인 공도교의 하루 차량 통행량이 3천500대에 달하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공도교는 유지하되 가동보와 고정보는 철거한다는 게 기획위의 방안이다. 사실상 보의 기능은 상실하게 되는 것이다. 공주보 처리 문제는 막판까지 첨예한 쟁점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획위는 금강 백제보는 금강의 장기적인 물흐름 개선을 위해 상시 개방하고 영산강 승촌보는 해체의 경제성이 낮다는 판단에 따라 양수장과 지하수 등 물 이용 대책 수립을 거쳐 상시 개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들 보 해체 등에 드는 공사비는 모두 약 1천700억원으로 기획위는 추산했다. 보를 해체할 경우 세부 이행계획 수립, 하천기본계획 변경, 환경영향평가, 예비타당성조사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기획위는 "보 처리 방안 제시안을 결정하는 데 있어 보를 해체할 필요가 있는지는 안전성과 경제성을 우선해 판단하고 그 이후 수질과 생태의 개선, 물 이용과 홍수 대비 효과의 변화, 지역의 선호와 인식 등도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수질·생태 지표는 녹조, 화학적 산소요구량, 퇴적물 오염도, 서식·수변환경 지수, 어류 건강성 등 10개 지표를 보 설치 전과 후, 개방 후로 나눠 비교했다.
이수·치수 지표는 보 주변 물 부족 해소, 보 저류용수 이용, 지하수 활용 변화, 홍수 대비 능력 등으로 산출했고 전문기관에 의뢰해 국민과 지역 주민 2천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도 했다.
기획위는 "보를 해체하는 경제성이 확인되거나 보의 구조물 안전성이 취약한 경우 해체를 제시하되 수질·생태 개선 효과를 중심으로 이수·치수, 지역 인식 등 부문별 연구결과를 41회의 전문가 회의 등을 통해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부연했다.
기획위가 이날 제시한 5개 보 처리 방안은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오는 6월 시행되는 물관리기본법에 따라 구성될 국가물관리위원회에 상정돼 확정된다. 기획위 제안이 거의 그대로 확정될 가능성이 크다.
기획위는 금강과 영산강 5개 보 처리 방안을 도출한 평가 방식을 한강과 낙동강 11개 보에도 적용해 올해 안으로 처리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문재인 정부는 4대강 사업으로 지어진 16개 보 탓에 녹조 현상 등 환경오염이 심해졌다는 지적에 따라 4대강 자연성 회복을 목표로 보 처리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에 따라 작년 11월 민·관 공동기구로 출범한 기획위는 4대강 자연성 회복 방안을 만들기 위해 민간 전문가들과 함께 보 처리 방안 마련을 위한 분석과 평가작업을 했다.
홍종호 기획위 공동위원장은 "오늘 발표한 보 처리 방안은 금강과 영산강의 자연성 회복에 기여하면서 지역 주민과 미래 세대가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고심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ljglor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