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사업 포기 공식 선언…반대위 "사업검토 전 주민 의사 수렴하라"
(하동=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경남 하동군은 22일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이 주관하는 신규 양수발전소 건립 공모사업을 포기한다"고 밝혔다.
김경원 하동군 부군수는 이날 군청 브리핑룸에서 관련 기자회견을 통해 사업 포기를 공식 선언했다.
이번 사업은 제8차 전력수급계획에 재생에너지 확대 등에 따른 신규 양수발전소(2GW 규모) 건립 필요에 따라 한수원에서 주관하는 신규 양수발전 개발 가능 후보지 8개소에 하동군이 포함됐다.
하동군 화개면 부춘리·정금리 일원에 설비용량 400MW 규모로, 총사업비는 7천600억원이며 사업 기간은 143개월이 소요되는 사업이다.
이들 사업계획지에는 지난해 유엔 식량농업기구의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재된 하동 야생차 농업 중심지이자 우리나라 차나무 시배지 등이 있다.
군은 한수원이 이달 말 유치공모(3∼5월)를 하면 주민 의견 수렴 기간을 갖고, 주민이 동의하면 군의회 동의를 받아 신청할 계획이었다.
군은 앞서 지난달 24일 화개면 이장단을 대상으로 관련 사업 설명회를 연 데 이어 지역주민 의견을 구하려고 지난 21일 주민설명회를 개최하려다 반대 의견이 거세지자 취소했다.
김 부군수는 "이 사업을 더는 추진하지 않을 계획이며 이달 말까지 한수원에 양수발전소 건립사업에 응모하지 않겠다는 공문을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업 계획지 주민과 환경단체 등으로 모인 양수발전소 반대 하동군 대책위원회(이하 반대위)는 이런 군 발표에 대해 행정당국과 군의회의 미온적인 태도와 늦은 대처에 유감을 표하는 입장을 발표했다.
반대위는 "주민 의사에 반하는 양수발전소 사업을 비공개로 졸속 추진한 점에 대해 군정과 의정을 책임진 군수와 군의회의장은 군민에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라"고 촉구했다.
또 "주민 삶을 위협하고 환경을 파괴하는 지역 모든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고 주민 삶에 영향을 주는 대규모 토건사업을 추진할 때 사업검토에 앞서 주민 의사를 수렴하는 과정을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choi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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