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주택가의 쓰레기통을 뒤지는 곰들은 수명을 단축할 우려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22일 영국 일간 더 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위스콘신-매디슨 대학의 연구팀은 도시 인근에 서식하면서 쓰레기통을 뒤지는 흑곰 30마리를 1년 동안 추적해 식습관이 수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연구팀은 여름철에 이들 곰이 쓰레기통에서 얻는 먹이의 분량을 파악한 뒤 겨울철에 얼마나 오래 동면을 취하는지를 힘께 알아보았다.
곰들을 대상으로 한 체세포 노화 테스트도 진행됐다. 염색체의 끝부분에서 DNA의 손상을 막아주되, 나이가 먹을수록 길이가 짧아지는 텔로미어를 살펴본 것이다.
조사 대상에 들어간 곰들의 동면 시간은 최단 134일에서 최장 223일이었고 인간의 쓰레기통에서 많은 먹이를 얻는 곰일수록 동면 시간이 짧아졌다. 또한 동면 시간이 짧아질 수록 텔로미어의 길이도 덩달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 충분한 수면을 취해야하는 것은 인간에게는 물론 곰들에게도 해당된다는 얘기다.
네이처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이같은 결과를 소개한 연구팀은 인간의 먹거리가 곰들의 체중, 번식에 도움이 되지만 수명을 단축시킨다고 지적했다.
생물학자들은 인간의 쓰레기, 농작물, 가축들이 생태계에 큰 변화를 초래하며 예상치 못한 영향을 주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우려한다. 영양을 개선할 수 있지만 여러가지 부작용이 초래될 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도시 주변에 서식하는 곰들이 직면한 리스크 가운데 대표적인 것은 차량과의 충돌, 엽총 피격이다. 생물학자들은 풍부한 먹이가 제공되지만 야생에 사는 것보다는 덜 안전하다는 점에서 이런 리스크를 "생태적 덫"이라고 부르고 있다.
js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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