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27일 후보 등록…광주 18개·전남 185개 조합장 선거 운동 개시
혼탁·과열 분위기 속 자정·제도 개선 요구도 커져
(광주=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제2회 전국 동시 조합장 선거가 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레이스에 들어간다.
이미 혼탁해진 선거판이 후보들의 선거 운동과 함께 더 과열할 것으로 보여 불법 행위 우려도 커지고 있다.
24일 광주와 전남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선거 후보자 등록 기간은 오는 26∼27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후보 등록이 완료되면 오는 28일부터 선거 하루 전인 다음 달 12일까지 선거 운동이 가능하다.
후보자 본인만 선거 운동을 할 수 있으며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전화를 이용해서는 안 된다.
광주에서는 농협 16곳, 수협 1곳, 산림조합 1곳 등 모두 18곳 조합장을 새로 뽑는데 60여명이 출마할 것으로 선관위는 예측했다.
전남에서는 농협 145곳, 수협 19곳, 산림조합 21곳 등 모두 185곳에서 선거를 치르며 입후보 예상자는 540여명에 달한다.
유권자인 조합원 수는 광주 3만600여명, 전남 42만8천여명으로 예상된다. 투표인 명부는 다음 달 3일 확정된다.
일찌감치 선거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돈 선거' 등 불법 행위도 속속 드러났다.
광주에서는 고발 5건, 경고 1건 등 불법 행위 의심사례가 발생했으며 전남에서는 고발 7건, 수사 의뢰 2건, 경고 24건 등 처분이 있었다.
광주 모 농협 조합장은 조합원 5명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현금 340여만원을 건넨 혐의로 구속됐다.
모 축협 조합장 출마 예정자는 4명에게 200만원을 준 혐의로 이번 선거와 관련한 전국 첫 구속자라는 오명을 썼다.
각종 사건 수사 과정에서는 돈을 건넨 장면이 CCTV에 찍히거나 돈을 받은 조합원들이 선관위에 자수하는 사례도 잇따랐다.
선관위는 불법 행위 신고 포상금을 기존 최고 1억원에서 3억원으로 늘렸다.
금품을 받은 사람은 최고 50배 과태료를 부과받게 되지만 자진해서 신고하면 면제받을 수 있다.
조합별로 횡령, 비자금 조성 등 운영 비리와 관련한 의혹 제기가 끊이지 않는 것도 선거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물불 가리지 않고 당선되려는 일부 후보자들의 심리에는 조합장의 막강한 권한이 깔려있다.
조합장은 임기 4년간 많게는 2억원 연봉을 받는 데다 인사·사업권을 쥐게 된다.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조합장이 지방의원, 자치단체장으로 향하는 길목이라는 인식도 있다.
선거 단위별 유권자 수가 많지 않다 보니 다른 선거보다 돈을 주고 표를 사는 이른바 '매표'에 대한 유혹도 강하다.
'5당 4락'(5억원을 쓰면 당선, 4억원을 쓰면 낙선)이나 '3당 2락'이라는 말이 나오는가 하면 '(유권자 개인당) 50만원을 쓰면 당선되고 30만원을 쓰면 낙선된다'는 속설이 나올 정도다.
공공단체 등 위탁 선거에 관한 법률이 규정한 선거 운동이 지나치게 제한적이어서 '반칙 선거'를 부추긴다는 지적도 있다.
조합장 선거에는 예비후보 등록 기간이 없고 가족의 선거 운동도 허용하지 않는다.
후보들은 선거 운동 기간 공보물, 벽보, 명함 배부 등을 통해 자신을 알려야 한다.
선관위 관계자는 "예비후보 제도 활용, 배우자 등 가족의 선거 운동 허용, 후보자 간 정책토론회 개최 등이 지속해서 제안됐지만, 법률 개정안은 처리되지 못했다"며 "선거 운동을 더 폭넓게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후보자 등의 요구도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sangwon700@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