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민들이 국경쪽으로 탱크 옮기자 軍, 고무총탄·최루탄 발포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미국이 제공한 원조 물품의 반입 저지를 위해 국경이 폐쇄된 베네수엘라의 브라질 접경지역에서 22일(현지시간) 군의 발포로 최소 1명이 숨지고 10여명이 다쳤다.
AP·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베네수엘라 남부 쿠마라카파이 지역에서 소라이다 로드리게스라는 이름의 원주민 여성이 총격으로 숨졌다. 이와함께 12명이 부상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전날 미국 등이 지원한 구호품 반입을 막으려고 브라질 국경 폐쇄를 명령한 바 있다.
에밀리오 곤살레스 그란 사바나 시장은 페몬 공동체 구성원들이 브라질 국경 쪽으로 탱크들을 옮기는 과정에 베네수엘라 국가수비대와 충돌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는 군이 고무총탄과 최루탄을 발포했고 다친 주민들이 응급 치료를 받았다고 전했다.
국경폐쇄 조치는 브라질 정부가 미국의 구호품을 북부 호라이마 주의 보아 비스타 시와 파카라이마 시를 통해 베네수엘라로 보내는 방안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가운데 취해졌다. 베네수엘라는 콜롬비아 국경도 폐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앞서 베네수엘라 정부는 지난 19일 서부 팔콘 주와 카리브해 원조 물품 저장지인 네덜란드령 쿠라사우·아루바·보네르 등 3개 섬과 통하는 해상과 상공의 국경도 봉쇄했다.
군부는 오는 24일까지 모든 선박의 출항을 금지하고 주요 접경지역에 미사일과 보병을 대거 배치했다.
지난달 임시대통령 선언을 한 뒤 미국을 비롯한 국제 인도주의 원조 물품 반입을 두고 마두로 대통령과 대립해온 후안 과이도 의장은 오는 23일 구호 물품을 육로와 해상을 통해 반입하겠다며 마두로 정권과 정면 대결을 예고했다.
미국과 국제사회가 제공한 원조 물품은 베네수엘라 정부의 반입 차단으로 지난 7일 이후 베네수엘라와 국경이 접한 콜롬비아 쿠쿠타와 브라질 북부, 카리브해의 네덜란드령 쿠라사우 섬 등의 창고에 쌓여 있는 상태다.
영국의 억만장자로 버진그룹 창업자인 브랜슨은 베네수엘라에 대한 인도적 구호 활동을 지원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워 이날 콜롬비아 국경도시 쿠쿠타에서 자선 콘서트 '에이드 라이브'를 개최한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날부터 이틀간에 걸쳐 '베네수엘라에서 손을 떼라'는 주제 아래 콜롬비아와 베네수엘라를 연결하는 시몬 볼리바르 국제 다리에서 맞불 음악회를 개최한다.
penpia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