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상대론 김정일보다는 김정은…위험감수하고 긍정적 방향으로 가기때문"
"모든 가능성 보며 협상해야…말만 믿지 말고 검증 방법도 찾아야"
(팰로앨토·워싱턴=연합뉴스) 옥철 임주영 특파원 = 북미 관계 진전에 비춰볼 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오는 27∼28일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는 더 좋은 결과를 얻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앤드루 김 전 미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장이 22일(현지시간) 말했다.
김 전 센터장은 이날 미국 스탠퍼드대학의 월터 쇼렌스틴 아시아·태평양연구소가 주최한 강연 후 질의응답에서 2차 정상회담과 관련, "첫 회담 이후 우리는 서로 알게 됐고 더 알아가는 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 사람과 함께 일하고 싶다"며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정은 위원장을 비교한다면 김정은 위원장과의 협상을 택하겠다고도 말했다.
그는 과거 대북 협상 경험을 토대로 "모든 가능성을 보면서 북한과 협상에 들어가야 한다"며 "단지 그들의 말만 믿지 말고 그것을 검증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김 전 센터장과의 일문일답 요지.
-- 당신은 북한과의 협상에서 배운 교훈들이 있다고 언급했다. 교훈 중 몇 가지는 무엇인가.
▲ 북한이 협상할 때의 행동이다. 당신과 관계를 맺기 위해 이야기할 때 그들은 핵 기술이나 무기 기술을 민간용으로 옮기는 것, 영변에서 경수로로 옮겨 경제를 돕는 것에 대해 얘기한다. 그래서 우리는 대화에 들어갔고 그들을 도왔다. 거기서 알지 못했던 것은 그들이 뒤에서 계속 그들의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었다는 것이다. 교훈은 우리가 눈을 크게 뜨고, 모든 가능성을 보면서 북한과의 협상에 들어가는 것이다. 단지 그들의 말만 믿지 말고 그들의 행동을 검증할 우리 자신의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
-- 최대의 압박 작전은 당신이 얘기했던 관여와 관련해 적합하다고 보는지.
▲ 지난 수년 동안 북한에 해왔던 이전의 제재, 압박과의 차이다. 최대 압박에서 공을 들였던 것, 이전의 제재와 다른 것은 외과(수술)식으로 북한에서 돈을 가진 사람들을 목표로 삼았다는 것이다. 북한의 개인, 평범한 개인은 많이 갖고 있지 않다. 제재를 가하더라도 그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건 우리가 2017년까지 해왔던 것이다. 우리는 국가에 재재를 가했다. 그러나 최대 압박, 우리가 내놓은 조처 중 일부는 특정 산업, 즉 돈을 가진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칠 특정한 돈벌이·축재 메커니즘을 뒤쫓는 것이다. 그것은 그들이 미국과 대화에 나서기로 결정한 이유 중 하나라고 믿는다.
-- 북한 비핵화에 관해 이야기하면, 그들은 한반도 전체를 무기가 없는 지역으로 만들 것을 요구한다. 미국이 전략적 자산을 도입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데 대한 답변은.
▲ 두 가지로 답할 수 있다. 먼저 그들은 비핵화와 한반도 전체의 비핵화 문제를 언급한다. 나는 그것이 지난 내 임기의 2년 동안 두 번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그걸 제기한 구체적 시기를 살펴보면, 그들이 협상 테이블에 칩을 올리려고 할 때였다. 그들은 그저 2년 내내 그것을 말하지 않는다. 그들은 또 다른 정상회담, 또 다른 회의가 있을 때에 그걸 제기한다.
그들이 우리에게 그것이 협상의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라고 직접적으로 말하는가? 아니다. 아직 그들로부터 직접 들은 적이 없다. 나는 그것이 어느 시점에는 나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서곡이 나오고 나서 노동신문에서 먼저 말하고 몇 달 뒤에 현실이 된다. 그것은 나올지도 모르지만 지금 우리가 그것을 직접 들은 것은 없다.
둘째, 우리가 관여하려고 결정한 이유 중 하나는 북한과 이 모든 문제에 대해 평화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선적인 방법으로 외교적 관여가 필요하다. 2017년 북한이 미사일을 쏠 때마다 우리는 대응해야 했고 우리의 힘을 보여주고, 괌에서 한반도로 B-2 폭격기롤 보내야 했다. B-52가 날기만 해도 얼마나 많은 돈을 써야 하는지 아는가. 우리는 많은 돈을 절약하고 있다.
-- 신뢰의 문제를 말하고 싶다. 북한은 미국이 이란 핵합의를 탈퇴했고 러시아와의 중거리핵전력조약도 파기했다고 말할 수 있지 않나.
▲ 그들은 미국 정치를 매우 면밀히 지켜본다. 그들은 워싱턴에서의 정치 활동에 대해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지에 관해 특정 의견을 말하고 나를 놀라게 했다. 그들은 매우 자세히 보고 읽는다. 하지만 그들은 계산도 해야 한다. 그들이 거래를 할 수 있는 정권 중 하나인지 아니면 몇 년을 더 기다려야 하는지, 그리고 무엇이 일어날지 알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그들은 2000년 클린턴 행정부 때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이 평양에 간, 엄청난 방문을 했기 때문에 교훈을 얻었다. 만약 앨 고어 부통령이 선거에서 승리했다면 아마도 북한과 외교적 관계를 맺었겠지만, 부시 행정부가 들어서서 그건 폐기됐다. 그래서 그들은 그것으로부터 교훈을 얻었다. 그들은 한 행정부 동안에 협상해야 한다는 것을 안다. 왜냐하면 너무 오랫동안 기다리기 때문에, 그 후에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를 모른다. 그들은 아마도 이것이 자신들이 상대하기를 원하는 행정부라는 자체 평가를 갖고 있을 것이다.
-- 당신은 그들이 자신들이 한 것에 대해 충분한 인정받지 못하는 것에 대해 불평한다고 말했다.
▲ 개인적으로 나는 그들이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한 것에 대해 공로를 인정해야 한다는 것에 100% 동의하지 말라. 나는 그들이 의미있는 종류의 조치를 취했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그들이 인정받기를 원하는 만큼 나는 그들이 조금 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비핵화) 협상이 기술적이어서는 안된다고 했는데…. 당신은 북한에 제공할 미국 정부의 인센티브로 평화협정도 언급했다. 미국은 로드맵을 어떻게 전략적으로, 경제적으로 그리고 있는가.
▲ 기술적 협의는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는 거기서 멈춰서는 안 된다. 기술적 이슈를 논의하다 문제가 생길 때면, 항상 뒤로 물러서 큰 그림을 봐야 할 필요가 있다. 이 협상은 알다시피 3차원 체스 게임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당신 바로 앞에 있는 것도 못 볼 수 있다. 당신을 둘러싼 것, 앞서 있는 것을 봐야 한다.
지도자들은 더 큰 그림을 볼 필요가 있다. 궁극적으로 이슈가 사라지고 평화로운 한반도가 된다면, 정치적으로 전체를 다시 그리는 것은 북한과 한국, 그 지역의 사람들에게 달렸다. 여기 로드맵이 있다고 보여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 나는 이 게임이 어떻게 진행될지 명확히 알지 못한다. 단지 내 요점은 우리가 우리 게임의 일부로서 그것에 관해 항상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매력적이었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김 위원장이 비핵화 결과를 얻어내기까지 협력할 수 있는 신뢰 할만하고 책임있는 지도자라고 생각하는가.
▲ 그의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는 직접 만나본 적이 없지만 그(김정일)의 스타일은 약간 안다. 김정은 위원장을 만났고 그의 스타일을 봤다. 두 사람을 비교해야 한다면 난 분명히 김정은 위원장과 파트너로 가고 싶다. 김 위원장이 외국에서 공부해서가 아니라 생각하고 일을 다루는 방식 때문이다.
나는 말로써 그의 생각을 안다. 상황에 공감하고픈 건 아니지만 그가 이렇게 많이 나오기까지는 많은 위험(리스크)을 감수했다. 내가 말할 수 있는 건 대다수 북한 주민이 그가 하는 일에 아마도 행복해한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모두가 핵을 포기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는 걸 의미하지는 않는다. 김 위원장은 완전히 동의하지는 않는 일부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도 헤쳐나가야 한다. 그래서 위험한 이유가 있다.
나는 그렇게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 사람과 함께 일하고 싶은 것이다. 그걸 원하지 조차 않는 사람보다는. 그게 두 사람을 비교한다면 아버지보다는 그와 분명히 협상하고 싶다는게 내 대답이다.
-- 2017년 김정은 위원장은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하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그가 돌변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최대압박, 제재 이런 것이 그의 마음을 바꿔놓은 것인가.
▲ 그 말처럼 간단하길 바란다. 2017년으로 돌아가면 그는 정말 ICBM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70가지의 다른 장거리 미사일 엔진을 테스트하고 있었다. 그런데 2017년 1월 그의 연설을 보면 그가 어디로 가려는지 예상할 수 있다. 북한에서는 이를 '병진노선'이라고 하는데 군사력 강화와 경제성장을 동시에 가져가려는 것이다.
1월 17일 연설에서 김 위원장은 군사력 증강을 끝내는 데 초점을 맞추려 한다는 관점을 드러냈다. 심지어 2017년 초반이라 당시에는 우리 중 일부도 명확히 (그 뜻을) 추정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는 가능한 한 빨리 나아가려고 한 것 같다. 그해 연말에 그는 군사력 발전의 한 축을 완성했다고 주장할 수 있었다. 아마도 경제에 집중하려 한 것이다. 지나고나서 보니까 그것을 통해 가고 있다는 암시였다. 난 평창올림픽이 그에게 군사력 발전에서 경제 발전 정책으로 옮겨가는 창을 제시했다고 생각한다.
-- 2차 북미정상회담의 성과는 어떠하리라고 보나.
▲ 나는 더 많이 갈 거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첫 회담보다 생산적일 거라고 말할 수 있다. 첫 회담은 솔직히 합의에 들어갈 많은 것을 기대할 수 없었다. 그건 두 지도자 간의 첫 만남이었고 동시에 풀어야 할 많은 이슈가 있었다. 누군가 싱가포르 회담에서 빅딜을 기대했다면 그건 비현실적인 바람이다. 특히 우리는 비핵화에 집중했고 그들은 신뢰를 만드는데 집중돼 있었다. 두 지도자는 처음 만난 것이었다. 첫 회담 이후 우리는 서로 알게 됐고 더 알아가는 중이다. 지금까지 이뤄진 진전을 보면 두 번째 회담에서 우리가 더 좋은 결과를 얻을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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